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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진 나의 일상] 올해는 내가 나에게 주는 안식년??????????
    일상(Life)/하늘아빠 육아일기 2020. 9. 1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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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가을이 온다. 내가 기다리던 가을. 

     

     

     올해 3월까지 회사를 다니고 그 이후로는 소위 말하는 백수로 살고 있다. 어떻게?이렇게? 간 큰 결정을 한 것인지 나도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토끼 같은 아들과 여우 같은 아내가 곁에 있는데 무작정 쉬고 있는 나다. 처음부터 이렇게까지 쉬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몇 달 좀 쉬어야겠다 하고 생각했는데 세상일이 내 맘처럼 굴러가진 않는다(그래서 인생은 살만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뜻하지 않게 중국발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창궐하면서 팬데믹 상황이 돼버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극명하게 나뉘는 세상에서 살게 되었다. 외출을 할 때면 마스크를 쓰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나를 위해서 피해야 되고 매일 질병본부에서 발표하는 확진자 수(오늘 최근 몇주만에 백명 이하로 줄었음)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지난 3월만 해도 코로나19는 빠른 시일 내에 종식이 되고 우리 모두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모든 것이 5G로 연결되고 내가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인공지능이 답을 내주고 머지않아 화성으로 여행하고 날아다니는 자동차(UAM)를 탈 수 있는 그런 날이 얼마 남지 않은 21세기에 살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나는 뜻하지 않게 내가 나에게 주는 안식년을 보내고 있다. 

     

       내가 나에게 주는 안식년! 안식년이란 무엇인가? 유대인들이 7년을 주기로 그 마지막해인 7년째 되는 해를 말한다. 안식년은 땅을 위해 1년 동안 땅을 쉬게 해 주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현대에서는 서구 대학에서 이런 안식년을 도입해 연구 저술 활동의 여유를 교수들에게 주며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수들은 재충전도 하고 급여를 받으며 안식년을 보내고 있겠지만, 나는 사정이 다른 안식년을 보내고 있다. 나는 나에게 안식년이라는 선물 아닌 선물을 주면서 앞으로 남은 내 인생은 후반전을 설계하고 준비를 하며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데로 내 시간을 보내면서 오늘까지도  생활해 오고 있다. 하지만 주위에게 바라보는 나에 대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오후 놀이터의 아주머니 시선이 곱지 않다 ㅜㅜ). 

     

       반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왔다. 그동안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 즉, 재충전을 하는 시간으로 그동안 게을리 했던 책을 가까이하며 가끔 블로그도 기록하며 지내고 있다. 하지만 나도 내가 점점 불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나도 그냥 일개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냥 이대로 경제적인 생활을 하지 않은 채 앞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갈 수는 없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살고 있으니 돈을 벌어야 되는 건 분명하다. 나는 아직까지 경제적인 자유를 이룰 만큼 부를 얻지 못했고 나에게는 나 이외에 생계를 책임져야 할 가족들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세상을 보면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한 계획을 세우며 그 일을 준비하고 실행하며 살아가길 바랬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안갯속에 가려진 하늘처럼 터널 속 어둠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아내는 얼마 전부터 잔소리를 하기 시작한다(이해하지만 속상하기도 함). 반년 정도 지금까지는 그동안 벌어놓은 것과 퇴직금 등으로 살아갈 수는 있지만 앞으로도 돈벌이를 못하고 그냥 이대로 앉아 있는다면 우리가 그나마 가지고 있던 현금도 밑 빠진 항아리에 물 붓기처럼 점점 사라질게 뻔하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한 것도 아니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이력서를 등록하고 가볼만한 회사에 클릭 몇번으로 구직신청하고 별 기대도 없이 지내온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는 정말 들어가고 싶은 회사에 적극적인 구애를 통해 취직을 할 수 있었지만 세월은 나를 그렇게 편하게 취직을 할 수 없는 나이로 만들어 버렸다(사실 실력이 없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듯하다). 지금 나이 40대 후반 벌써 50이 얼마 남지 않았다. 50대가 되면 누구는 성공해서 안정적인 사회생활을 하며 편하게 인생을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누구는 나처럼 힐 들게 보내는 가장도 있을 것이다. 언제까지 나에게 주는 안식년을 보내며 지내야 할지 판단이 흐려진다. 그래도 단 하루도 넋놓고 공허하게 하루를 보낸적은 없었기에 마음의 위안을 삼는다. 그 좋아하던 TV 보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었다. 넷플릭스 영화를 보기보다는 유튜브 경제 및 인문학 강의 동영상을 보았다. 내 인생의 후반전을 위해 오늘고 처절하게 고민해본다.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보여준다. 창밖으로 들리는 매미소리는 여름의 마지막 끝자락을 가지 못하가 하는 것 같다. 높은 가을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내가 다가온다. 나에게 준 내게 준 안식년은 이제 곧 끝날때가 다가 온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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