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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을 빼야 내가 산다는 걸 알았다!
    일상(Life)/하늘아빠 육아일기 2022. 6. 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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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나이로 정확하게 50살이 되었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느냐(경제적으로) 하고 물으면 딱히 '네'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게 산 것 같다. 지금의 내 상황이 증명해주고 있다. 남들처럼 번듯한 내 집(서울에 똑똑한 아파트 한 채)도 없고 모아놓은 재산도 그렇고 앞으로의 돈벌이도 그렇고 뭐 하나 잘 이루어진 게 없다. 그렇다고 아주 잘못 산건 아니다. 경기도에 대출을 낀 조그만 아파트 한(세 식구 살기에는 충분한 ㅎ) 채있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곁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과 앞으로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남은 인생을 열심히 살기로 결심한 터라 잘 살진 않았지만 나름 행복하다 말할 수 있다. 그렇게 열심히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얼마 전 개인적으로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다. 그 충격으로 새롭게 결심하고 시작한 일이 놀랍게도 정말 몇 개월 안 되어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어(아직도 진행 중이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도움을 될까 싶어 내가 지나온 요 몇 달을 공유해 보려고 한다. 혹시 나와 같은 고민으로 이 글을 읽는 이가 있다면 꼭! 나와 같은 결과를 얻어내기를 바라본다(정말 가능하기 꼭 시도해보시라). 나 또한 이 글을 공유함으로써 지금의 상태를 앞으로도 지속 가능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기 위함이다. 자 그러면 2022년 4월 15일로 돌아가 보자. 

     

    4월 16일 메일이 왔다. 2주 전 진행했던 건강검진 결과가 이메일로 전송되었다. 우편으로 받으면 더 편할 것을 환경을 생각해서 결과지를 이메일로 받겠다고 신청한 나를 잠시 질책하면서 이메일의 첨부파일을 열어보았다. 뭐 매년 받는 건강검진이니 혈압 조금 높고 당뇨는 이미 알고 있고 정상 B 정도에 체중조절 잘하고 콜레스테롤이 어쩌고 저쩌고 이미 머릿속에는 결과가 그려져 있었다. 단 이번에는 평소에는 하지 않았던 폐 CT를 진행했었다. 쑥스럽지만 지난 30여 년 담배를 피워왔기 때문에(금연한 지 지금은 3년 되었다). 몸에서 걱정되는 부분은 폐밖에 없어 검사를 했었다. 두구두구 사실 50살이 되니 살짝 결과지가 막연하게 두렵기는 했었다. 

     

    앗. 그런데 이게 뭐지. 전체적인 건강검진의 판정 결과는 정상 B 였다. 하지만 종합소견에 폐 CT 검사에서 관상동맥 석회화 소견이 관찰되니 증상이 있을 경우 심장내과 전문의 진료 상담이 필요하다고 쓰여있지 않은가? 갑자기 머리가 띵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직 내게는 살아야 할 이유가 일만 개도 넘는데 벌써 몸이 안 좋아지면 안 되는데 벌꺽 겁이 났다. 그래서 네이버와 구글을 검색을 시작해 몇 시간 동안 관상동맥 석회화에 관한 내용을 찾아서 읽어보았다. 다만 아직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고 진료를 받고 더 나빠지지 않게 지금부터 몸을 관리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아직 관상동맥 CT 나 심장 칼슘 스코어링 CT 검사는 받지 않았지만 조금만 더 살을 빼고 받아볼 예정이다. 

     

    건강검진 이후 나는 살을 빼야 내가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동안 내 몸만 믿고 내 젊음을 믿고 내 몸을 너무 혹사시켰다. 담배에 과식에 폭식까지 지금까지 그나마 이렇게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유전적으로 타고 난 덕택이라 생각한다. 부모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건강검진을 할 때 즈음 기저질환인 당뇨 주치의는 살을 빼는 것을 계속해서 권고하기도 했었다. 3~4년 전부터는 당뇨에 대한 약도 먹기 시작했었다. 약만 먹으면 괜찮겠지 하면서 말이다. 일본에서 당뇨병 전문의 마키타 젠지가 쓴 <식사가 잘못됐습니다>라는 책에서도 저자는 건강하게 사는 법으로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 당질은 탄수화물이니 무조건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나도 탄수화물을 줄이는 식사를 시작했다. 핸드폰의 사진을 보니 5월 7일부터였던 것 같다. 물론 4월 16일 건강검진 결과지가 나온 후부터 식사량을 줄이기 시작했는데 탄수화물을 극도로 줄인 것은 5월 7일부터다. 이때부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시작한 텃밭에서 나온 쌈채소와 열매채소는 나의 주식이 되었다. 올 초 아내가 나에게 올해 텃밭을 할 거냐의 물음에 텃밭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게 귀찮아서 시큰둥하게 대답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내에게 절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5월 7일 첫 샐러드 볼 식사. 쌈채소에 두부를 얹어 오리엔탈 드레싱을 뿌려서 먹었다. 포만감을 느낄만큼 양은 충분하게

     

    <소식주의자> 미즈노 남보쿠의 책에서는 '배 속을 항상 8할만 채우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중국의 고서 '복팔분(腹八分)이면 무의(無醫)'라는 말을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탄수화물을 줄이는 식사와 소식을 병행하면 살을 잘(?) 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5월 7일부터 평상시와 똑같은 생활 패턴이지만 식사에서 탄수화물을 줄이는 식단을 시작했다. 탄수화물을 줄이니 자연적으로 소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나는 돼지고기 및 닭고기 등을 채소와 같이 먹는 식으로 식사량을 너무 많이 줄이지는 않았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탄수화물을 줄이는 식사를 했다. 

     

    탄수화물을 줄이는 식사를 시작한 지 한 달만에 놀랍게도 내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몸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턱선이 살아나기도 하고 딱 맞던 바지가 조금 헐렁해지기도 하고 매일매일 체중을 재는 숫자도 내가 느낄 수 있으만큼 줄어들고 있었다. 먼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4월 6일 체중이 78.8kg에서 5월 7일부터 탄수화물을 줄이는 식사를 시작한 지 약 40일 만에 72.9kg으로 6kg 감량했다. 정말 먹는 것만 바꿨을 뿐이다. 쌀밥과 라면을 안 먹은 것도 40일이 되었다. 쌀밥은 가끔 식구들과 식사를 할 때 한 숟가락 먹기도 하지만 라면만큼은 절대 입에 되지 않았다. 지난 50년 동안 많이 먹기도 했던 음식이라 이제부터는 과감하게 끊을 수 있었다. 쌀밥도 되도록이면 아니 거의 안 먹으려 하고 있다. 인간이 농경사회가 되고 쌀밥을 먹기 시작한 시기는 호모 사피엔스(인간)가 살아온 시기에 비하면 극히 얼마 안 되는 시간이다. 농경사회 이전에는 자연에서 나는 열매나 사냥을 해서 먹는 고기가 전부였을 것이다. 원래 인간은 쌀밥이 주식이 아니었다. 서양인이 쌀밥이 주식이 아니듯이 말이다. 

     

    탄수화물을 줄이는 식사는 이렇게 했다. 매일매일 텃밭에서 수확한 쌈채소를 큰 볼에 손으로 툭툭 푸짐하게 잘라 넣고 그 위에 두부나 또는 닭가슴살, 돼지고기 등 그날그날 냉장고에 있는 음식으로 토핑을 한 후 올리브 오일을 듬뿍 넣은 후 발사믹 식초를 살짝 뿌려 식사를 한다. 샐러드 위의 토핑은 그날그날 냉장고 음식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열매채소를 넣을 때고 있고 아이가 먹다 남은 생선을 넣을 때도 있고 변화가 무쌍하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상차림의 굴레에서 벗어나니 한 결 마음이 편해졌다. 밥과 국 그 외 반찬이 있어야 잘 먹었다고 하는 그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큰 볼 하나에 담긴 음식만으로도 마음이 행복했고 맛도 맛있었다. 그러다 보니 상차림도 간편해졌다. 내가 먹은 샐러드는 내가 손수 준비한다. 이것까지 와이프에서 해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가끔 와이프가 해줄 때도 있지만 거의 다 내가 스스로 차려 먹는다. 음식을 만들어 먹는 즐거움까지 이번 일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모든 날의 샐러드를 다 올리지는 못하겠다. 사진이 너무 많다. 주로 쌈야채와 토마토 루꼴라 열매채소등으로 샐러드를 구성한다. 토마토는 농협에서 구매한다. 

     

     

    이번 텃밭의 최고의 야채는 아마도 루꼴라가 아닌가 한다. 쌉싸릅한 맛이 일품이다.

     

    아 못생긴 발이지만. 어쩔 수 없이. ㅜㅜ. 내 체중은 6월 19일 체중계에 보시는 것과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ㅎㅎ

     

     

    삼시 세 끼를 매번 샐러드 볼로 식사를 하지는 않는다. 하루에 한 번 샐러드 볼을 식사(주로 아침)를 하고 다 같이 모여 먹는 저녁 식사시간에는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즐거운 자리이므로 아이와 아내와 달리 나는 밥공기가 없는 식사를 한다. 물론 반찬만 먹으면 짜게 먹을 수 있는데 주로 고기류를 먹고 최대한 덜 짜게 저염식으로 먹으려 노력한다. 중간에 점심은 과감하게 먹지 않는다. 공북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지난 50년 동안 너무 막 먹었다. 정말 먹고 싶은 거 건강 생각하지도 않고 먹었던 지난날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것으로 통해 만족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살아온 날보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현실을 마주했을 때는 지나온 시절처럼 마음껏 먹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담배도 3년 전에 끊었다. 앞으로는 지나온 날을 생각하며 내 몸에 내 건강에 좋은 음식만 먹는 것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나이가 돼서야 정신이 들었다. 내 옆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지 않은가? 10년 후 20년 후 미래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 바로 오늘이 더 행복해져야 하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내 삶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올 봄부터 지금까지 나의 주식이 되어준 텃밭의 쌈 야채들.
    아내가 좋아하는 공심채도 무럭무럭 자랐다. 아내 앞에 있는 것이 공심채다.

     

     

    신선한 야채를 공급 받을 수 있는 텃밭이 있으면 좋다. 나만을 위해 사먹은 야채값도 무시 못한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소식을 하고 내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 그런 날이 지속될수록 내 삶은 그 전의 삶보다 나아질 것이다. 모든 것이 다 그렇다. 말이 행동이 되고 행동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인생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인생에서 건강은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기에 내게 주어진 삶은 온전히 건강하게 살기 위해 나는 오늘도 최선을 다해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다. 

     

    나이가 50이 된 남자 사람들에게 나와 같은 몸과 건강의 이상 징후가 나타날 때 본인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소식을 하고 탄수화물을 줄이는 식사를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또는 되찾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삶이란 무한하지 않고 유한하기 때문이다. 내가 무슨 전문의도 아니고 그냥 정말 평범하다 못해 작고 초라한 50살의 남자이지만 건강한 삶을 통해 느끼는 하루하루 삶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자! 이제 시작하자. 내가 변하지 않고 하지 않으면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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