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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맛집] 비가 오는 날엔 밤리단길 쌀국수집이 생각난다_'재이식당'정보(Information)/대한민국 맛집멋집 2020. 8. 15. 08:00728x90반응형
와이프는 쌀국수를 너무 좋아한다(사실 나는 '명동교자' 칼국수를 좋아한다). 가끔 끼니때가 되어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와이프는 쌀국수를 먹고 싶다고 한다. 고양시에서 갈만한 곳은 밤리단길의 '재이 식당' 있다. 교통편도 편하고 맛도 좋아서 지난번에 이어 두 번째 가게 되었다.
이태원에 경리단길이 있다면 일산에는 밤리단길이 있다. 엔틱한 가구거리와 이색적인 먹거리 저마다 개성을 한껏 드러낸 아기자기한 카페들. 높은 아파트 숲 사이로 3층 상가건물 1층에 자리 잡았다. 아파트 숲을 지나 숨통이 트이는 골목이다. 처음 찾아갔을 때는 건물에 간판이 없어 살짝 당황했었다. 가끔 생각하지만 네비가 없었다면 얼마나 불편했을까? 낯선 목적지를 찾아가느라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는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기술의 진보와 과학의 발달이 우리네 삶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발달로 인한 환경오염은 우리에게 다시금 재앙을 불러오고 있는 중이다(올해 장마는 50일이 넘는다. 이게 말이 되냐?). 아무튼 이번에도 점심시간에 맞추어서 갔었는데 딱 4인용 테이블이 자리가 있어 앉았다.
지난번에는 하늘이가 없었고 이번에는 하늘이도 같이왔다. 첫 번째 왔을 때는 쌀국수와 반미띳을 시켜서 먹었는데 이번에는 쌀국수와 분보 싸오 그리고 짜죠, 사이공 맥주를 시켰다. 난 쌀국수도 좋아하지만 탄수화물을 안 먹기 위해서 요즘 노력하고 있다. 쌀만 안 먹다 뿐이지 아마도 먹는 칼로리는 탄수화물을 먹을 때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주문하고 음식이 빨리 나왔다. 주방은 오픈 주방으로 3~4명 정도가 근무를 하고 있다. 모두 젊은 분들로 활기 넘쳐 보여서 좋다. 주문한 지 얼마 안 되어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이공 맥주는 처음 먹어 보는데 맛이 나쁘지 않았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식사를 할 때 반주를 하게 된다. 더운 여름이라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은 기쁨을 나에게 안겨준다. 30대까지만 하더라도 반주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었는데 나이를 먹다 보니 술의 참 맛을 알아가는 것 같아 나쁘지 않다. 처음 술을 마셨을 때는 술 냄새만 맡아도 취했었던 나였는데 세월의 무상함을 느껴본다. 사이공 맥주 한 모금 짜조 한 입. 음... 너무 맛있다. 튀김요리가 맛이 없을 수 있겠느냐마는 맥주와 궁합이 아주 잘 맡는다. 하늘이도 이제는 컸다고 음식의 양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쌀국수 하나 시켜서 하늘이와 와이프가 함께 먹어도 충분했었는데 이제는 하늘이가 먹는 양이 있어 한 그릇으로 나눠먹기에는 부족함을 느끼는 아내다. 면만 추가가 되냐고 물으니 안된다는 단호한 답변이 돌아왔다. ㅎㅎ.
분보싸오는 야채와 양념된 돼지 목살에다 새콤달콤한 늑맘 소스에 비벼먹는 베트남식 비빔국수인데 내 입맛에도 너무 잘 맞는다. 새콤달콤하니 안 좋아할 수가 없다. 나이가 들어서 당뇨도 걱정을 해야 하는데 당기는 단맛은 거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늘이는 엄마가 준 쌀국수를 호록 호록 잘도 먹는다. 아이를 끼우는 기쁨이다. 예전 어르신들이 자식이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고 했는데 정말 그 말이 맞는 말이다. 아이를 끼우는 기쁨이기도 하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려면 돈도 열심히 벌어야 한다.
'재이식당'이 있는 밤가시 마을에 있는 밤리단길은 상가 건물 1층에 식당 와 카페, 옷가게 등이 저마다의 개성을 한 껏 뽐내고 있는 핫 플레이스다. 풍산역에서도 가까워 우리 가족은 지하철로도 가끔 오곤 한다. 볕 좋은 날에는 주변에서 산책도 하고 이곳저곳 기웃거리기도 하고 눈요기도 하고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서 모래놀이도 하고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도 라테 한 잔 마실 수 있어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오면 유명한 칼국수 집인 '일산칼국수' 집도 가깝다.
비가 올 때가 아니면 시원한 해장 쌀국수가 먹고 싶을 때 새콤달콤한 소스를 먹고 싶을 때는 이곳 '재이식당'을 추천한다. 깔끔한 인테리어에 복잡하지 않는 테이블 구조, 프랜차이즈 쌀국수 집에서 느낄 수 없는 편안함까지 겸비했다. 음식도 깔끔하게 나오며 사이드 반찬은 추가로 편하게 직접 리필해서 먹을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식사 후 2차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들이 주변에 많다. 바로 옆 놀이터는 아름드리 나무와 그늘을 제공해 식사 후 산책을 하기도 좋다. 좀 만 더가면 일산 호수공원도 걸어서 갈 수 있다. 고양시에서 쌀국수집을 찾고 있다면 이곳 '재이식당'을 추천한다. 그런데 '재이'는 무슨 뜻이지? 사장님 이름이 재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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