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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멋집] '타샤 튜더'의 향기를 맡다_리즈리(Rizerie)카페정보(Information)/대한민국 맛집멋집 2020. 8. 12. 07:46728x90반응형
내가 군산을 자주 가는 이유는 처갓집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나 스스로가 군산을 좋아한다. 처갓집을 의무적(?)으로 가야 하기도 하지만 나는 처갓집은 여행을 하듯 설레임을 갖고 간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싶다. 그만큼 나는 군산을 좋아하고 심지어는 사모한다. 차츰 이 블로그에서 이야기하겠지만 군산은 매력적인 도시다. 우리나라 근현대의 유산들이 잘 보전되어 있고 넓은 평야와 새만금 그리고 아기자기한 서해안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군산 이야기는 차츰 하기로 하고 오늘은 지난번 여름휴가차 다녀온 군산에서 가 보았던 정원이 이쁜 카페를 소개할까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잘 꾸며진 정원에서 향기 있는 사진을 찍고 싶다면 강력 추천한다. 자! 그럼 향기가 나는 군산 대야의 '리즈리' 카페로 떠나보자!
이곳은 사실 내가 찾아낸 곳은 아니다. 예전 연애할때는 내가 사방팔방 알아보며 여행 스케줄이며 맛집멋집을 찾아서 이끌곤 했는데 요즘은 아내가 더 잘 찾아서 안내해준다(ㅎㅎ). 카페는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2018년 봄 즈음 오픈을 한 것 같다. 그 이후 업력이 2년을 넘었으니 정원은 점점 더 예뼈졌음이 분명하다. 서울에서 군산으로 네비를 찍으면 가끔 대야면을 통해서 군산 처갓집이 있는 회현면으로 가는데 그 가는 길목에 장항선이 지나간다. '리즈리'는 대야역 바로 옆 철길 옆에 위치하고 있다. 결혼 이후로 그 철길을 자주 다녔었는데 그동안 '리즈리'를 모르고 있었다(항상 등잔 밑이 어둡기 마련이다). 처갓집에서 장인 장모님을 모시고 군산시내에서 여름 보양식인 장어를 먹고 후식으로 커피를 먹기 위해 '리즈리'로 차를 몰았다. '리즈리(Rizerie)'는 프랑스 말로 '정미소'라는 뜻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리즈리'는 미곡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곳이다. 최근 미곡창고를 개조해 카페 창업을 많이 하는데 '리즈리'도 그곳들 중에서 한 곳이다(군산에는 미곡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또 다른 카페인 '미곡 카페'도 있다. 이곳은 커피맛이 일품이다). 비가 살짝 내리다 말고 후덥지근한 열기가 대지를 감싸고 있었다.
초입부터 갈 꾸며진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꽃들의 이름을 불러주지 못해 아쉬웠다(공부좀하자). 들어가지 전부터 입구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우리 가족도 사진을 찍었다. 우연히도 장인어른과 아들이 커플룩을 입은 것처럼 주변 꽃들과 잘 어울렸다. 사실 얼마 전에 '타샤 튜더'의 책을 보고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었구나 하는 아름다운 경험을 했었는데 이번에 우연찮게 '타샤 튜더'의 정원처럼 아름다운 정원을 볼 수 있어 내심 마음이 설레었다. 카페로 입구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주인장의 세심한 손길을 받은 정원이 우리를 반겼다. 눈과 코가 즐거워지는 시간이다. 카페 내부는 예전 미곡창고 건물에 넓은 창을 내고 뼈대를 보강하여 천고가 높은 시원한 구조를 하고 있다. 평일이지만 점심시간 식사를 하는 사람들과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시간이 여유로운 여성분들도 여럿 보였다.
커피를 시키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이곳은 정원에 더 관심이 마음이 갔었다. 테이블에는 식사를 하는 젊은 부부와 중년부부 테이블과 여고 동생창 있듯한 분들 중년의 친구분들 또한 우리와 같은 부모님을 모시고 온 가족분들들처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있었다. 테이블의 공간구조와 인테리어는 개인적으로 뭔가 20% 정도 부족한 느낌이었다. 텅 빈 공간을 채우기가 만만치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라떼 세잔과 하늘이를 위한 아이스크림 한 개를 시켰는데 이만 구천 원 이 나왔다떼(커피값은 사실 좀 비싸다. 정원 입장료가 포함이 된것 같다ㅎㅎ). 사실 커피가 나오기 전부터 정원을 둘러보기 바빴다. 다행히 비가 그쳐 하늘이는 정원을 뛰어놀 수 있었다. 잘 가꾸어진 잔디를 밟기가 미안할 정도였다. 넓은 잔디밭 주변으로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예전 정미소의 후문 쪽에는 아름드리 메타쉐콰이어 나무가 서있어 한적한 시골 길가를 연상케 해주었다. 그 뒤로 장항선이 있어 군산역에서 대야역으로 가는 기차가 지나다녔다. 하늘이는 기차가 지나갈때마나 카페 후문에 있는 철문에서 기차 보는 재미에 푹 빠져 눈을 떼지 못했다. 아내와 이곳저곳을 산책하며 한여름 정원에 핀 꽃들을 만끽할 수 있었다. 수국이 탐스럽게 피어올랐고 석류나무에는 석류가 주렁주렁 열였다. 너무도 이쁘고 다양한 꽃들이 탐스럽게 핀 정원은 보는 이도 마음이 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비가 그치니 어느새 잠자리들이 날아다니고 꿀벌들이 이 꽃 저 꽃을 옮겨 다니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오늘은 왠일인지 아내가 메타쉐콰이어 아래 테이블에 앉아 사진을 찍어달라고 포즈를 취한다. 아마도 예전 어렸을 적 군산에서의 추억이 생각났을지도 모른다. 어렸을 때는 상상도 못 했던 남자와 결혼을 했고 이제는 뛰어다니는 아들이 있음에 세월의 무상함을 위로받고 싶었을게다. '리즈리'는 사진을 찍을 포인트들이 너무도 많다. 사실 꽃과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인물사진보다는 꽃과 나무를 찍기에도 시간이 모자랄 판이다. 정성스럽게 꾸며진 정원을 구경하자니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한 곳에서 오래 머물지 않은 장인어른께서 집에 가야 된다고 하신다(ㅎㅎ).
정원에서는 스몰웨딩과 가든파티둥이 가능할 것 같고 본관(?) 옆에 별관이 있어 다양한 행사를 할 수 있는 장소도 마련되어 있었다. 본 건물 옆에는 예전 정미소에서 썼던 건조기도 그대로 보전이 되어있어 감회가 새롭다. 커피맛은 큰 기대를 하고 가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 외 음식이나 다른 메뉴는 먹어보질 않아서 개인적으로 평가할 수 없음을 양해해 주셨으면 한다. '리즈리'는 카페 주인의 개인적인 정원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커피 값이 아깝지 않다. 가을에는 또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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