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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캠핑장 정보]서울 근교 캠핑장! 그냥 여기가! (f.서울대공원 캠핑장)
    정보(Information)/아웃도어 생생정보 2020. 6. 8.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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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아니 아주(?) 어렸을 적에 나는 봄・가을 소풍으로 서울대공원과 서울랜드를 가곤 했었다. 중학교 때 인지 고등학교 때인지 아니 둘 다 인 것 같다. 그렇게 서울대공원과 서울랜드는 추억이 깃든 장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대공원역에서 내리면 수많은 인파에 떠밀려 역을 빠져나왔다. 꼭! 우리 학교가 소풍을 올 때면 다른 학교도 소풍을 왔었다. 학교는 많고 소풍 시즌은 짧으니 모두가 그때 오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과천 저수지를 따라 뛰어다니며 교실을 빠져나온 혈기왕성한 사춘기(요즘은 사춘기가 빠르다고 하는데 나 때는 중학교가 넘어서 사춘기가 왔었다)의 나는 모두가 신기할 때였다. 지나가는 여학생을 쳐다보며 침을(?) 아니 아니다.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오늘 하루 공부를 안 하고 놀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분은 정말 최고였다. 정문까지 걸어가는 동안 내 옆으로 코끼리 열차를 타고 가는 아이들을 보며 손을 흔들었다(정말 순수한 때였음이 분명하다). 

     

     

    서울대공원 캠핑장. 

     

       어느 날이었다. "여보! 서울대공원 캠핑장 예약했어. 하늘이가 캠핑 가자고 노래를 불러서 예약했으니 준비해." 거의 통보 수준이었다. 하늘 엄마는 잠자리에 들기 전 핸드폰으로 쇼핑이나 예약을 하는 취미(?)를 갖고 있는 듯하다. 그렇게 오랜만에 서울대공원 캠핑장을 가게 되었다. 예전에 캠핑장을 이용했던 기억이 있는데 언제였는지도 가물가물하다(나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 캠핑은 나도 가고 싶다. 10여 년이 넘게 아웃도어 회사를 다니면서 캠핑을 다녔었는데 지금도 캠핑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설렌다. 30년 전 서울대공원으로 소풍을 간다고 담임선생님이 종례시간 이야기했을 때처럼 말이다. 

     

     

    캠핑장 정문 앞에서 전기차 이용할 수 있습니다. 주차한 곳까지도 전기차로 이동 가능합니다. 

     

       어제 저녁 내일이 캠핑인데 준비를 안 하냐는 하늘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부랴부랴 준비해서 짐을 싣고 서울대공원 캠핑장으로 향했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캠핑장 앞에 주차장이 있긴 한데 자리 나기가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블로그 후기로 알고 있었다. 내심 걱정이 되긴 했지만 이른 아침( 8시 30분정도 고양시에서 출발했다) 강변북로를 타고 반포대교를 건너 강남으로 진입했다. 막히지 않으니 집에서 3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서울대공원 초입에 도착했다. 캠핑장으로 향하는 길은 국립현대미술관 사이 숲길을 따라 들어간다. 연녹색 녹음이 우거진 숲길은 산림욕장이나 다름이 없다(정말 멋진 드라이브 코스다). 도착한 캠핑장 앞 주차장에는 빈 곳이 눈에 띄었다. 다행이었다. 캠핑장 정문 앞에 짐을 내려놓고 차를 주차장 빈 곳에 주차를 한 후 나만 걸어서 정문으로 향했다. 정문 앞에서 캠핑사이트까지 손수 짐을 나르기에는 짐이 많았다. 전기차를 이용(편도 5천 원)한다. 전기차를 타고 캠핑사이트 143번까지 가는 거리가 꽤 되었다. 손수레를 이용해서 짐을 옮겼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 전기차를 운전해주시는 60대 전후의 아저씨께서는 친절하셨다. 사이트로 가는 내내 숲이 우거진 캠핑장의 전경에 눈을 떼지 못했다. 길 옆으론 철쭉이 연분홍색으로 피어 있었다. 나무들의 잎사귀 들은 금방이라도 연녹색 물을 뿜어낼 거처럼 생기가 있어 보였다. 

     

     

     

    제 1야영잠 143번 사이트. 텐트+그늘막 = 25,000원 

     

       

       오늘 우리가 묵을 장소는 제1 야영장 143번이다. 텐트와 그늘막이 있는 사이트로 요금은 1박에 25,000원이다. 텐트만 있는 사이트에 비해 10,000원이 바 싸기는 하지만 나무 테이블 위에 그늘막이 설치되어 있어 안정감을 주고 햇볕을 막아준다. 그늘막이 없는 사이트도 나쁘지는 않다. 왜냐하면 서울대공원 캠핑장은 청계산 자락에 있어 울창한 숲을 자랑한다. 친천한 전기차 기사님의 설명을 듣고 텐트에 짐을 놓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여느 캠핑장을 갔으면 도착하자마자 텐트를 설치하고 의자 테이블을 세팅하느라 정신이 없었을 텐데 모든 게 설치되어있으니 너무 편하다. 사이트 옆으로 계곡이 흐르고 있다. 우리가 갔었던 5월 초는 몇 주간 봄 가뭄이 있어서 수량이 많이 않았다. 강원도 계곡처럼 맑은 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울 근처에 이 정도의 계곡이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비 온 뒤 찾으면 수량이 많은 계곡물도 기대해 볼 만하다. 

     

     

     

    비온 뒤 가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나름 아이들 놀기에 좋습니다.

     

     

       하늘이는 캠핑장에 오자 마자 잠자리채를 들고 고기를 잡는다고 계곡으로 향했다. 잠자리채로 연신 계곡물을 퍼올리며 물고기를 확인했다. 올챙이 안마리도 걸려들지 않는다. 물고기는 없었지만 올챙이는 지나가는 것이 보이긴 했다. 바지가 물에 튀어 젖자 바로 벗어버리는 하늘이다. 너무나 좋은 나이다. 본인이 하고 싶은데로 하면 된다. 해맑은 하늘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나에게는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다. 물놀이(?) 끝내고 오니 하늘 엄마는 라면 하나를 끊인다(얼굴을 보니 하늘 엄마도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야외에서 먹는 라면은 왜 이렇게 맛있을까?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명쾌하게 그 이유를 설명해 주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늘이는 아직까지 라면을 먹지는 못한다. 라면을 다 먹은 후 하늘이와 함께 모험놀이터로 향한다. 숲 속의 놀이터에 고운 모래가 있다니 기분이 좋았다. 하늘이도 너무 푹신푹신하다며 신발을 벗어 재끼고 맨발로 걸어 다닌다. 사실 하늘이는 놀이터에서 신발을 신지 않는다. 

     

     

    하늘이가 아직도 옆집 사이트 누나들을 보고 싶어 합니다. 

     

     

       열심히 놀고 오니 옆 사이트에도 가족이 왔다. 하늘이보다는 대여섯 살 많아 보이는 누나들이 두 명이나 있다. 하늘이는 숫기가 없어 가질 못해 인사를 하며 같이 놀라고 떠밀었더니 그때부터 하늘이는 누나들과 어울리기 시작한다. 동네에서도 하늘이는 나이가 많은 누나들과 잘 어울렸던 터이다. 캠핑을 오면 좋은 점이 옆 사이트 사람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친분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서로 경계하며 생활을 한 것이 적응이 되긴 했지만 더 넓은 자연에 와서까지 마스크를 쓰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사회적 거리는 이곳에서는 당연히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옆 사이트에서 주신 숯불로 구운 목살입니다. 정말 맛잇었어요. 감사합니다. 

     

     

       저녁이 되니 날씨가 좀 쌀쌀해졌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날씨다. 캠핑을 오면 맛있는 음식을 바리바리 싸와가지고 미친 듯이 먹었을 때가 있었다. 정말 먹기 위해 캠핑을 온 것처럼 먹었다. 터질듯한 배를 만지며 드러누워 낮 잠을 자고 난 뒤 일어나서 또 먹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간편하게 싸오고 음식도 먹을 만큼만 먹는다. 그게 편하다. 나이를 먹으면서 삶의 지혜를 터득했다고 할까? 예전에는 먹기 위해 살았다면 지금은 살기 위해 먹는다는 편이 더 맞을 듯하다. 적게 먹고 빨리 돌아오는 공복감이 지금은 더 좋다. 마트에서 사 온 양념 돼지갈비를 구워 먹고 샤워를 했다. 저녁 7시 30분부터 샤워가 가능하다. 따뜻한 물이 나오고 시설도 나쁘지 않다. 깔끔하게 씻고 나온 하늘이도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저녁 9시 정도 되니 옆 텐트 가족이 짐을 챙긴다. 내일 아이들 학교와 출근 때문에 가신다고 한다(우리 가족은 내일 출근도 학교도 가지 않는다ㅜㅜ). 그러고 보니 주변에 있는 거의 모든 텐트들에 사람이 없다. 오늘은 일요일 밤이고 내일은 월요일이다. 나쁘지 않다. 오늘 하루는 서울대공원 캠핑장을 전세 놓은 것처럼 하룻밤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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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점과 사이트뒤 샤워실 야간 사진입니다. 

     

       숲에서 새들이 지저 기고 있다. 오랜만이다. 새소리를 들이며 일어난 아침이 얼마만이더냐? 아침 햇살이 반짝인다. 아침 공기의 싸늘 함을 밀어 올리며 맑은 하늘을 보여준다. 오늘은 하늘이에게 더 신나는 날이다. 캠핑장 옆 동물원에 가기로 했다. 하늘이와 함께 하는 추억이 쌓이면 쌓일수록 기분이 좋다. 누가 그랬다! 지금이 제일 이쁠 때이니 좋은 추억 기억 많이 만들라고 했었다. 그래 하늘이는 지금 나이 4살이다. 정말 이쁠 때다. 까르르르 웃다가도 이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린다. 심심하고 지루할 틈이 없다. 어제 남은 고기를 프라이팬에 다시 데우고 오뚜기 표 3분 요리 카레와 짜장을 함께 먹는다. 이만한 아침이 없다. 아침을 먹고 짐을 챙긴다. 텐트와 그늘막을 철수할 필요가 없으니 너무 편하다. 주변 정리를 한 후 전기차를 호출했다. 짐을 싣고 차가 있는 주차장까지 전기차로 이동한 후 우리 가족은 동물원으로 향했다. 

     

    동물원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

     

     

     


    ✔️TIP

    1. 서울대공원 캠핑장은 매점에서 거의 모든것을 판매한다. 고기에서부터 부탄가스까지 캠핑장비도 모두 대여가  가능하니 누구나 가서 캠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2. 피크닉 나들이도 가능합니다. 입장료만 내고 들어가서 취사까지 가능하니 캠핑이 부담스러운 분들에게는 안성 맞춤인 곳입니다. 

    3. 정문에서 사이트까지 가는 길이 꽤 됩니다. 짐이 얼추 되시는 분들은 전기차 이용(편도 5천원) 추천합니다. 

    4. 주변 미술관, 동물원, 서울랜드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으니 1박 2일로 가시면 더 좋은 것 같고 아무래도 주말보다는 평일에 휴가내고 가는 것이 더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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