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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캠핑⛱] 여름에는 바다 보다는 계곡이죠 🏕 Part 2. (f. 서울근교 계곡캠핑장_포천 국망봉자연휴양림)정보(Information)/아웃도어 생생정보 2020. 6. 22. 14:09728x90반응형
국망봉 입구로 들어선다. 관리하시는 분은 아직도 그대로 이시다. 나이가 지긋한 분이셨는데 아직도 건강하셔서 다행이다. 깡마른 체격에 다부지신 몸매의 소유자이다. 그분께 예약을 하고 왔다고 전하고 분리수거 비닐봉지와 종량제 봉투를 받고 휴양림으로 들어선다. 흙길 양옆으로 아름드리나무가 서있다. 메타쉐콰이어 나무와 소나무가 우리를 반긴다. 숲으로 들어가는 길은 항상 기분이 좋다. 지난 2월부터 담배를 끊고 내 폐도 이제는 조금씩 정화가 되어가는 기분이 들어 맘껏 숨을 들이마셔 본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폐도 간처럼 재생이 가능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아마 내 폐는 이미 많이 망가져 있을지도 모른다.) 여름 하늘 아래 구름이 떠있고 그 아래 녹음이 우거진 나무는 항상 설렘을 준다.
C구역을 지나 계곡을 가로질러 A구역으로 올라간다. A구역은 화장실과 개수대가 가까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캠핑을 하기에 적당하다. A구역도 꽤 넓은데 우리가족은 A-8 사이트에 자리를 잡았다. 금요일 오전 일찍 와서 그런지 사이트는 거의 모든 곳이 비어 있었다. A-8 사이트 아래 텐트 한 동이 보였고 그 옆에 장박을 하는 텐트가 보였다. 이번 캠핑에는 별도로 거실형 텐트를 가져오지 않았다. 산지 10년이 넘는 MSR 스키니 2 텐트 1동과 내 차위에 달린 제임스바로드 루트탑 텐트뿐이다. 아내와 하늘이는 차 위 루프탑텐트에서 자고 나는 스키니 2에서 잘 것이다. 아무래도 차위에서 나까지 자기에는 불편하다.
A-8 사이트는 옆에 정자같은 곳이 있어 비를 피할 수 있어 좋고 바로 옆은 산딸나무(여름에는 나비가 내려 앉은 것처럼 하연 네 잎꽃이 수놓는다) 아래 자리 잡고 있어 한낮에도 햇빛이 직접 내리쬐지 않는 사이트다. 바닥은 자연 그대로 인 흙이다. 다소 먼지가 날릴 수 있으나 크게 우려할 만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파쇄석이나 인위적인 바닥보다는 훨씬 더 선호한다. A구역은 숲 속에 있어 거의 대부분의 사이트가 자연 그대로이다. 바로 옆에는 시원한 계곡이 흐르는 것은 국망봉 자연휴양림의 선물이다. 사이트 세팅을 마무리하니 점심때가 되었다. 이미 떠나기 전부터 아내는 압력솥에 어제 준비해둔 백숙을 넣어서 가져왔다. 캠핑을 다니다 보면 음식이 제일 고민일 때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과하지 않게 식단을 미리 계획해서 집에서 준비해 올 수 있는 재료는 손질해서 가져오는 것이 제일 현명한 선택이다. 그 외에 현지에서 구매할 것은 근처 하나로 마트에서 장을 보면 된다. 이번에도 술과 장작(장작은 지금까지 구매한 것 중 제일 쌌다 4,500원이었다) 등 이것저것 구매했다.
칙칙~~칙칙~~압력밥솥 안에 닭 백숙이 익어간다. 언제부턴가 전기밥솥 대신에 압력 밥 솥으로 밥을 하고 음식을 해 먹는다. KFC 커넬 샌더스 할아버지도 닭을 튀길 때 압력밥솥으로 튀겨 시간도 절약하고 맛도 좋은 후라이드 치킨을 개발하지 않았던가?(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 중에 압력밥솥을 써보지 않으신 분들은 꼭 써보기 길 권해드린다) 정말 음식이 빠른 시간에 제대로 익혀서 음식이 맛있어진다. 하늘이도 오랜만에 캠핑을 나오니 기분이 좋은가 보다. 이번 캠핑에서 제일 신나 했던 것 아내다(요즘 나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데 미안한 마음뿐이다). 닭백숙이 완성되었다. 푹신 익혀 나온 백숙의 살들이 보기에도 야들야들해 보인다. 닭에게는 미안하지만 계곡 옆에선 닭을 좀 먹어줘야 계곡에 온 맛이 난다. 음.. 정말 맛이 있다. 이 맛을 어뗳게 표현을 해야 하나? 글로써는 표현이 불가능하다. 아내가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온 한 마디 "음~~~~~음~~~. 너무 맛있어"라고 한다. 그 마음 내 가 알 것 같다. 그동안 썋였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는 홀가분한 맛있는 맛 이었을 것이다.
점심을 든든하게 먹었으니 계곡 물놀이를 할 차례다. 점심을 먹고 난 후에 구름뒤로 해가 잠시 숨었다. 하늘이는 계곡에 들어간다고 아우성이다. 신상 네오프렌 슈트를 준비해온 아내다. 역시 하늘이를 위해 준비하는 것은 아내뿐이다.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하늘이는 계곡에서 물고기를 낚싯대로 잡는다고 하지만 낚시로 잡기에는 너무 작고 어여쁜 아이들이어서 이번에는 '어포기'를 준비했다. 어포기는 쿠팡에서 7천 원이면 구매 가능하다. 혹시 아이와 함께 계곡캠핑을 간다면 '어포기'를 꼭 준비해서 가길 바란다(떡밥도 잊지 마세요). 어포기를 넣고 잠시 기다리니 고기들이 모여든다. 오랜만에 맡는 떡밥 냄새가 유혹했다. 어포기를 넣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고기들이 들어간다. 송사리 인지 버들치인지 작은 물고기들이 쉴 새 없이 들락날락거린다. 하늘이는 못참겠는지 이내 계곡 속으로 들어가서 어포기를 들어 올려 버린다. ㅎㅎ 잡힌 물고기들이 너무 신기하고 재밌는지 어항에도 담아보고 만져도 보고 물에도 다시 담가 보기도 하고 계속 물고기들을 괴롭힌다.
국망봉 자연휴양림 안에는 넓은 장암저수지가 있다. 하늘이와 낚시를 하러 출발한다. 사실 물고기를 잡으려고 가는건 아니고 하늘이가 낚시를 좋아해서 산책 겸 둘러보러 갔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하늘이와는 플라이 낚시를 해보려고 한다. 손수 플라이도 만들어 보고 하늘이와 함께 어울려 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하늘이는 낚싯대를 가지고 있다. 쿠팡에서 주문한 디즈니 낚싯대이다. 구매 후기에서 보면 베스도 낚아 올렸던 낚싯대다. ㅎㅎ 하늘이와 낚시 놀이를 한 후 다시 사이트 올라와서 해먹을 걸어준다. 하늘이와 캠핑을 여러 번 갔었는데 해먹을 제대로 태워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해먹의 재미를 느끼지 못했고 봄에는 날씨가 아직 쌀쌀해서 즐겁게 타질 못했었다. 몇 번 타보더니 적응을 한 하늘이는 '강력하게'라는 말을 계속 소리쳤다. 내가 봐도 너무 재미있는 해먹 놀이다. 해먹은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캠핑 필 수 장비다.
캠핑장의 저녁은 빨리온다.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내 시장하다. 하늘이와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계곡에서 물고기도 잡고 해먹도 타다보니 시간이 화살같이 빨리 지나간다. 평소 주철 냄비에 밥을 지어먹었었는데 이번에는 아내가 집에서 준비해온 비장의 김치찜을 넣고 끓이기 시작한다. 시골 가마솥에서 음식을 해 먹으면 밥도 국도 찌게도 모두 맛있다(요즘 방송하는 '삼시세끼'를 보라! 맛있어 보이지 않는가?). 보글보글 끓어가는 찌개를 보니 군침이 돈다. 아직 매운맛을 모르는 하늘이에게는 닭봉을 익혀주고 우리 부부는 등갈비 김치찜을 먹는다. '여보! 정말 맛있다. 정말! 입안에서 감칠맛이 돈다. 정말!" 김치찜을 먹자마자 내가 아내에게 한 말이다. 야외에서 먹어서도 맛있지만 오늘 음식은 정말 아내 요리 솜씨가 너무 좋았다. 재료도 너무 좋았는데 잘 익은 신김치가 한 몫했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저녁을 먹었다(소주와 함께^^).
해가 넘어가니 이내 추워진다. 계곡이 흐르는 소리는 더 커지고 새들의 지저김은 더 가까이 들린다. 캠핑장의 밤은 화로대의 장작 불로 화룡점정을 이룬다. 장작불은 해가 지기 전부터 태우고 있었다. 캠핑을 오게 되면 아궁이에 불을 피우듯이 화로대에 불을 피운다. 잠시 앉아서 따뜻한 온기를 째기도 하고 하염없이 불꽃이 타오르는 모양을 바라보며 멍을 때리기도 한다. 인간으로 태어나 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간이 불을 피우기 시작했을 때도 아마 인간은 나와 같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단지 틀린 게 있다면 그때는 살기 위해 먹기 위해 피웠다면 지금의 나는 재미를 위해 피운다는 것이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하루종일 피곤했는지 하늘이는 잠을 자러 루프탑텐트 위로 올라갔다. 아내도 하늘이와 함께 루프탑으로 올라간다. 루프탑텐트에는 10센티 정도의 폼이 깔려있어 푹신하다. 성인 1명과 아이 한 명은 안락하게 잠을 청할 수 있다. 화로대의 불을 정리하고 텐트에서 책을 보다 잠이 들었다. 새벽 4시경 새들의 지저귐소리에 잠을 잠시 깬 뒤 아침까지 꿀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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