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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캠핑⛱] 여름에는 바다 보다는 계곡이죠 🏕 Part 3. (f. 서울근교 계곡캠핑장_포천 국망봉자연휴양림)정보(Information)/아웃도어 생생정보 2020. 7. 6. 12:32728x90반응형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요즘은 담배를 끊어서인지 아침에 일어나는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다. 아직 금연한 지 5개월밖에 안된 나이지만 조금씩 몸이 좋아지는 것만 같아 마음이 조금은 편하다. 사이트를 둘러보니 어제 먹은 저녁식사의 잔해들이 설거지 통에 쌓여있다. 캠핑을 오면 설겆이는 내가 한다. 총각시절 부모님이 모두 해주던 시절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습관이 되어 밥을 먹고 나면 바로바로 설거지를 하는 편이다(어제는 술을 좀 먹었는지 좀 졸렸다 ㅎ). 개수대로 향하는 아침 햇살이 너무도 싱그럽다. 공기도 깨끗하고 새들의 지저김도 나를 반겨주는 것만 같다.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건 자연이 주는 평범함속의 행복이다.
사이트에 돌아와서 버너에 물을 올린다. 이젠 커피에 우유를 타서 먹는 카페라테에 중독이 되어버렸다. 내 입은 아직 그렇게 고급이 아니라 우유의 풍미가 느껴지는 부드러운 커피맛이 제일 맛있다. 커피잔을 들고 잠시 계곡 쪽으로 내려가 본다. 계곡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린다. 고개들 드니 뽕나무에 오디가 시골 밤하늘에 별이 총총 박힌 듯 곧 떨어질 듯이 달려있다. 별똥별처럼 떨어지면 좋으련만 아직은 아니다. 손이 닿는 곳에 오디가 열려있어 맛을 보았다. 단맛이 입안을 감싼다. 망중한을 즐기다가 하늘이가 아빠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쉬가 마렵다고 아빠를 찾는다. 4살인데도 이불에 오줌을 안 싸고 쉬 마렵다고 아빠를 부르는 하늘이가 신기하다(요즈 아이들은 다 그런가?).
일기예보에서 이번 주말 비예보가 있었는데 하늘이 너무 맑고 청명하다. 신이 아닌이상 어떻게 날씨는 매일 맞춘단 말인가? 서둘러 아점(아침과 점심사이에 먹는 밥)을 챙겨 먹고 하늘이는 계곡 물놀이를 시작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릴적 추억 중에서 부모님과 함께 했던 여름 계곡 물놀이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이번 계곡 물놀이가 하늘이의 기억에 좋은 추억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아직 용기가 없는 아빠는 하늘이가 계곡에서 물놀이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이곳의 물은 너무 맑고 깨끗하다. 높은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라 아직까지도 오염이 되지 않아 물놀이는 할 수 있다. 정말 오래오래 하늘이가 커서도 깨끗한 자연으로 남아주기를 바랄 뿐이다. 하늘 엄마도 계곡에 와서 발음 담가본다. 하늘이는 계곡 물놀이에 신이 났는지 돌고래 비명을 지르며 계곡을 휘저으며 가로질러 간다.
오후에 잠시 루프탑텐트에서 하늘이와 쉬고 있는데 누군가가 우리 사이트에 왔는지 발자국 소리가 들리며 인기척이 들리기 시작했다. 바로 옆 사이트에 아주머니가 아이와 함께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오셨다. "장 보고 오는길에 팥빙수 하나 사 왔어요." "하늘이랑 함께 드세요!" "네! 감사합니다." 하고 덮석 받아버렸다. 사실 오늘 아침에 잠시 살게 있어서 시내 마트 갔다 오늘 길에 옆 사이트에 아이스크림과 필요하시다는 식용유를 사다 주었었다. 그런데 정말 감사하게도 오후에 되로 주고 말고 받아버렸다. 아직 세상은 살만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캠핑을 오면 주변 사이트에 오신 분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는 편이다. 그러면 오가며 눈인사도 할 수 있고 서로가 편하게 자연에서 친분을 쌓을 수 있다. 어차피 우리는 먼 아주 옛날에 서로 친척이었을 수도 있지 않은가? ㅎㅎ
계곡에서 물놀이를 마치고 하늘이는 옷을 갈아 입혔다. 오후 내내 물속에 있었던터라 좀 쉬게 해 주었다. 저녁 먹을 시간도 되고 해서 엄마가 저녁을 준비할 동안 하늘이와 해먹 놀이를 하다가 잠시 저녁 준비를 같이 하며 사이트에 앉아 있었는데 아무래도 해먹의 하늘이가 너무도 조용했다. 해먹으로 다가가 살짝 들추어 보니 곤히 잠들어 있는 하늘이의 모습이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내 자식이라 그런지 더 사랑스럽다). 웅크리고 자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차위 루프탑텐트로 옮겨 뉘어 주었다. 뜻하지 않게 우리 부부는 오붓한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하늘이가 조금 있으면 일어나겠지 했는데 일어나지 않고 잠을 자고 있었다. 애써 깨우지 않고 놔 두었다. 저녁을 못 먹이고 잠을 재워서 미안했지만 저녁 한 끼 안 먹는다고 죽는 건 아니니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었다. 덕분에 우리 부부는 오랜만에 자유를 만끽하며 술잔을 기울였다(사실 나만 먹는다). 얼마 전부터 나는 소주가 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담배를 끊은 부작용일 것이다.
다음날 아침 하늘이는 정말 아침 9시까지 쭈욱 잠을 잤다. 15시간 이상 잠을 잔 하늘이. 혹시나 열이 있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열은 없었다. 계곡 물놀이가 힘들었나보다. 지난밤은 새벽까지 비가 왔다. 캠핑장에서의 비는 마지막 철수할 때가 아니라면 언제든지 괜찮다(철수할 때 비가 오면 정말 힘이 든다). 촉촉하게 내려앉은 아침 하늘이 오후에는 비가 오지 않을 것이란 느낌을 준다. 아침 날씨가 쌀쌀하다. 장작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었다. 장작을 피워 놓으니 하늘이가 와서 불멍을 때린다. 캠핑을 많이 다녀 본 하늘이는 이제 장작불이 익숙하다. 마지막 날이니 쿨러에 있는 모든 음식들을 비워야 한다. 예전에는 먹지 못한 음식들이 많이 남아 있었는데 이제는 먹는 음식도 조금씩 계획적으로 준비를 해서 그런지 쿨러에도 많은 음식이 남아 있지 않다(캠핑장에서 과식은 건강의 적이다). 우선, 하늘이 아침을 먹이고 우리 부부는 천천히 아침을 먹었다. 비 온 후 아침에 먹는 시원한 김치 콩나물국은 정말 신의 한 수다. 오후에는 하늘이 문화센터 동기인 아름이 엄마 아빠가 방문을 해서 함께 물놀이도 하며 오후 시간을 보냈다. 서울에서 가까우니 오후 늦게 철수해서 되는 여유가 생긴다. 집에서 먼 곳으로 가면 아침 일찍부터 철수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철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모저수지에 들려서 커피 한 잔 하고 집에 오니 만두(우리집 첫째 고양이)가 반겨준다.
그래! 그래도 우리집이 제일 좋쿠나! 만두야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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