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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너무 좋아하고 글 쓰는 것도 좋아하는 한 아이와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중년 자영업자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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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장공원에서의 산책 (feat. 국민임대 주택과 금연)
    일상(Life)/자영업자 생존일기 2025. 4. 2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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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8일 월요일 맑음. 금연 77일 차.

     

    매일매일 마리에서의 일상을 일기형식으로 블로그를 쓰기로 했는데 3개월이 못돼서 중단되었다. 2개월 정도는 잘 진행되다가 그 이후 이틀 분량을 하루에 몰아 쓰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3~4일을 건너뛰고 블로그를 쓰기 시작했다. 마음가짐도 오늘 블로그 써야 하는데 조바심이 나다가 내일 쓰지 하는 악마가 나타나더니 아예 이제는 그냥 며칠에 한 번만 쓰자 하는 식으로 변했다. 세상 모든 일이 꾸준하게 성실하게 열심히 하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나란 인간은 아직도 이러고 있어 50살이 넘게 처먹어도 한심하다는 생각만 든다. 

     

    혹시 내 블로그를 보면서 매일매일 올라오는 포스팅을 기다리시는 분이 있다면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고 다시 열심히 잘 예정이라는 말을 전한다(약속은 깨라고 있는 것인가ㅜㅜ). 

     

    아버님 건강하셔요. 차장공원에서.

     

    아들이 다이소에서 미스터비스트 초컬릿을 사달라고 한다. 편의점 보다 3천원이 싸다고 하면서 너무 먹고 싶다고한다. 하.

     

    지난 주말은 아들과 아버님과 함께한 시간이었다. 마리는 한 달 동안 단 하루도 쉬는 날이 없다. 쉬는 날 없이 일을 해야 그나마 적자를 줄일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쉬는 것도 지금 상황으로는 맘이 편치 않다. 오가며 보는 식당이나 매장들에 붙여 있는 '일요일은 쉽니다'라는 푯말이 부럽기도 하다. 그나마 내가 주말에 할 수 있는 것은 아침 7시에 오픈해서 오후 3시까지 영업을 하는 것이다. 이것도 나에게는 감지덕지다. 오후 3시 이후에는 마리를 빠져나가 아들과 함께 축구도 하고 식당에도 가서 밥도 먹을 수 있는 자유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혼자 계시는 아버님을 모시고 집 근처 차장공원에 가서 산책을 하고 함께 휠체어를 끌어 아버님 걷기 운동을 뒤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보살펴 드릴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주말 시간이 너무 소중해졌다. 

     

    평일 내내 함께 하지 못한 강 씨 3대가 모여서 시간을 같이 보내는 일이다. 언제까지 함께 주말에 시간을 보낼지 모르지만 함께 하는 시간만큼은 좋은 기억과 추억을 만들고 싶은 게 지금 내 심정이다. 토요일 차장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다. 날씨도 따뜻해지고 공원에 철쭉이 피었기 때문에 눈으로 보는 풍경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아버님은 쉬어가며 공원 트랙을 걸어 운동을 하고 아들과 나는 축구를 한다. 3개월 전부터 담배를 끊은 덕분인지 요즘은 축구하기가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렇게 두 시간 남짓 시간을 보낸 후 아버님 댁으로 가서 함께 식사를 한다. 토요일은 마트에서 수입소고기 양념 불고기 만원 어치를 사고 상추와 고추를 함께 사서 고기를 볶아서 저녁 식사를 했다. 알싸한 고추 한 입 베어 물으니 이게 사람 사는 맛이지 할 만큼 꿀맛이다. 운동 후 밥맛은 안 좋을 리가 없다. 아버님도 쌈을 싸고 고기를 드시고 아들아이도 곧잘 쌈을 싸서 고기를 먹는다. 함께 먹는 이 사긴이 너무 소중했다. 

     

    일요일에는 아버님 산책을 시켜드린 후 헤어져 아들과 시간을 보냈다. 저녁은 '미스사이공'에서 쌀국수와 '껌승'이라는 덮밥을 먹었다. 돼지고기와 밥을 함께 주는 것인데 달달한 소스에 같이 나오는 것이 먹을만했다. 사실 미스사이공은 동네 있어도 잘 오지 않았다. 쌀국수를 먹고 싶으면 미분당을 갔었기 때문에 잘 오지 않다가 아들이 지나가면서 먹고 싶다고 해서 들어왔는데 아직도 주방에서는 베트남 아주머니께서 직접 조리를 해주고 있었다. 후식으로는 설빙 팥빙수를 먹고 집으로 돌아와서 쉬었다. 소중한 주말 시간이 너무도 빠르게 지나갔다. 

     

    숟가락으로 파와 고기를 잘 모으는 아들. 사진 잘 찍으라고 한다. 사진은 자연스러운게 좋은거다.
    껌승이라고 하는데. 그냥 돼지고기 볶음에 밥이다. ㅎ.
    연유를 냅다 부어 비러는 바람에 반을 바닥에 버리고 말았다.

     

    월요일 아침은 나에게는 평일과 다름없다. 직장을 다닐 때는 월요일 아침이 제일 힘들었는데 요즘은 매일 아침 출근이 매일 똑같아서 직장인들에게 있는 월요병은 나에게는 사치가 되었다. 월요일은 매출이 들쑥 날쑥이다.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그러나 요즘 들어 확실한 것은 배달 매출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은 가격이 인상되면서 인 것 같은데 이전 가격으로 파는 것은 마진이 없는 상황이라 이 또한 감 뇌하고 가야 한다. 옆 빌딩 돈앤카 사장을 만났다. 폐업이 얼마 안 남아서 그런지 힘이 없는 모습이다. 내가 겪었던 지난 작년 9월의 모습이었을까? 나를 보는 것 같이 안쓰럽다. 보증금을 까먹었단 이야기 관리비를 못 낸 이야기 등 나와 같은 상황이다. 몇 년 장사하면서 남은 게 없다. 나도 그랬었다. 같이 담배 한 모금을 피웠다. 금연에 대한 나의 생각은 참는 것이지 끊은 게 아니었다.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다가 결국엔 한 두 개비 입에 물고 허연 연기를 피워댄다(지금은 금연중이다). 

     

    이번 주는 직장인들에게 있어서는 황금연휴다. 연차 하루만 내면 5월 1일부터 6일간의 연휴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아내와 아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제주도가 가는 여행이 예정되어 있다. 맘 같아서는 나도 함께 가서 어울리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장사를 할 수밖에 없다. 장사를 하면서 며칠 쉰 다는 건 상상도 못 한다. 여름에 한 번 겨울에 한 번 정도 할 수 있을 뿐이다(잠들기 전 아내에게 잔소리를 했다. 돈 좀 아껴 쓰라고 그 말을 하면서도 나는 가슴이 아팠다. 예전처럼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게 해 줄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은 모두 나의 잘못이기 때문이다).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아버님을 내가 살 고 있는 곳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아버님을 월세방에서 모셨다. 사실 월세비용이 부담이 되기는 한다. 그래도 좀 더 편한 곳에서 모시고 싶은 마음에 그동안 좀 무리해서 월세가 좀 있는 곳에 모셨었는데 이제는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될 때가 온 것 같다. 오늘 보훈처와 LH주택공사에 문의한 결과 아버님은 국민임대나 행복주택에 지원할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살 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도 않는다. 요즘은 시간이 쏜 살 같이 지나간다. 일주일이 너무도 빨리 간다. 그래서 드는 생각은 매일매일을 정말 알차게 보낼 수 없냐는 것이다. 단 한 시간이라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아직 습관이 안된 것인지 힘들거나 포기할 때가 많다.

     

    다시 시작이다. 금연도 하루하루 일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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