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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업과 개업 (feat. 돈앤카 와 뚜레쥬르 행신역점)
    일상(Life)/자영업자 생존일기 2025. 4. 2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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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2일 목요일 아침에는 쌀쌀. 금연 72일 차.

     

     

     

    옆 빌딩 동네 돈가스집이 있다. '돈앤카'라는 곳인데 마리를 오픈할 때부터 있었던 가게로 동네에서는 돈가스 먹으러 많이 가는 식당이었다. 담배를 피우던 시절(?)에는 간간히 빌딩옆 흡연하는 곳에서 돈앤카 사장을 가끔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둘 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인생이 방향이 조금씩 바뀐 케이스다. 돈앤카 사장은 그 이전에 이마트에서 푸드코트 매장 3개를 운영하면서 소위 잘 나갈 때가 있었는데 코로나로 대형마크가 문을 닫고 손님이 안 오면서 빚을 지고 매장을 넘기고 나와 겨우 집을 팔고 돈가스 집을 차린게 지금 이곳 '돈앤카'다. 여름에는 곧잘 되는데 11월부터 2월까지 비수기라 생활비가 안 벌려 고민을 했었는데 올해 5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가게를 폐업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틀 전 돈앤카 사장이 마리에 들어오더니(3년 동안 마리에서 단 한 번도 토스트를 사러 온 적은 없었다) 폐업 철거업자 전화번호를 알 수 있냐고 물어본다. 내가 작년 9월 폐업 철거를 해본 경험이 있어 물으러 온 것이다. 1월 핸드폰을 바꾸면서 전화번호를 모두 날려서(침수되어 핸드폰이 켜지질 않았다) 구글 포토 지난 사진을 검색해 겨우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알려주었다. 개업하는 것보다 폐업하는 것이 더 힘들고 어렵다. 돈앤카 사장은 이전에 폐업 경험이 있어 이번 폐업은 정부에서 주는 폐업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일생에 단 한번 지원이 된다고 한다). 그러니 철거비가 꽤 나온다. 에폭시 바닥부터 주방 콘크리트 단 올린 것을 철거하는 비용이 꽤 나온다. 아무튼 옆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사장이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한다고 하니 마음 한구석이 휑하니 편치 않다. 음식 자영업이 쉽지 않다는 것과 또 자영업을 안 하더라고 다른 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서는 개업준비를 하는 곳이 있다. 행신역 제일 몫 좋은 곳이 하이마트가 있는 건물인데 하이마트가 장사가 안되는지 2층을 미용실에 임대를 주더니 이번에는 1층에 뚜레쥬르가 생기는 것이다. 몇 달 전에 행신동에 있던 뚜레쥬르가 폐업하더니 다시 행신역점이 오픈했다. 뚜레쥬르 행신역점은 행신역을 바로 마주하고 있어 이곳 행신동에서는 입지가 가장 좋은 곳이다. 오늘이 바로 뚜레쥬르가 오픈하는 날이다. 마리를 끝내고 저녁 8시가 넘어서 가보았다. 역시나 사람들로 북적였다. 오늘부터 26일까지 전품목 30% 할인 행사를 한다고 하니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 매장이 아주 작거나 크지는 않은데 이미 빵은 품절이 많았고 계산하는 줄은 길게 늘어서 있다. 일하는 사람들은 카운터 쪽에 서너 명이 있고 빵을 만드는 주방 쪽에서 서너 명이 있어 총 10명 되는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직영점인지 가맹점인지는 일하는 사람 인건비를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오늘은 오픈하는 날이어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겠지? 메뉴판을 보니 마리와 겹치는 커피와 샌드위치 가격이 눈에 들어왔다. 마리와 비숫한 수준인데 마음 한구석엔 요즘 장사도 안되는데 대기업 경쟁자가 들어왔구나 하는 불안한 마음이 엄습한다. 

     

    빵을 아들과 함께 몇 개 담고 계산을 하니 9천 원이 나왔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은 바로 옆 인형 뽑기 매장이 새로 생겼는데 옆에 와서 계속 인형 뽑기 하면 안 되냐고 하며 칭얼 대기 시작한다. 아비로서 안 해주기도 뭐해서 새로 생긴 '엔조이'라는 뽑기 매장에 갔다. 늦은 시간인데 사람들이 꽤 많았다. 천 원을 결제해 주고 뽑기를 해보라고 아들에게 조정기를 하게 했지만 역시나 꽝이었다. 

     

    갑자기 나는 비빔냉면이 먹고 싶어 GS마트에서 냉면을 사서 집에 들어왔다. 비빔냉면과 어제 아내가 먹고 남은 맥주캔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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