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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암동 철길마을] 수탈의 아픔은 군산의 관광명소로 다시 태어났을까? 2020년 10월의 군산 철길마을 이야기.리뷰(Review)/대한민국 이곳저곳 2020. 12. 19. 12:39728x90반응형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기업인들이 방직 공작을 지었고 가난한 사람들이 노동을 하기 위해 속속 모여들면서 속칭 판자촌이 형성되었다. 1944년경 판자촌 사이로 철길이 놓이면서 철길의 이름은 '페이퍼코리아 선'으로 불렸다. 군산 시청의 관광 자랑에는 경암동 철길마을의 유래를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경암동 철길마을은 1944년 전라북도 군산시 경암동에 준공하여 페이퍼 코리아 공장과 군산역을 연결하는 총 연장 2.5km 철로 주변의 마을을 총괄하여 붙인 이름이다. 경암동 철길은 일제 강점기인 1944년에 신문 용지 재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최초로 개설되었고 1950년 중반까지는 '북선 제지 철도'로 불렸으며 170년대 초까지는 '고려 제지 철도', 그 이후에는 '세대 제지선' 혹은 '세풍 철도'로 불리다 세풍 그룹이 부도나면서 새로 인수한 업체 이름을 따서 현재는 '페이퍼 코리아선'으로 불리고 있다.
그렇게 일제 강점기 시절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채 철길은 2008년 6월 운행을 마치고 옛 추억으로 사라져 갔다. 하지만 2014년 1월 개봉한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가 개봉되면서 관심을 끌게 되었다. 당시 영화는 90%를 군산에서 찍었는데 황정민과 한혜진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철길을 걷는 장면이 나오는데 바로 그곳이 경암동에 위치한 철길 마을이었다. 물론 1998년 개봉한 한석규와 심은하 주연의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군산의 초원사진관이 나오면서 군산이 조명을 받았지만 본격적인 레트로 감성과 근대유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2014년 '남자가 사랑할 때'가 개봉한 이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필자도 경암동 철길마을을 처음 가보게 된 것은 군산이 고향인 여자가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게 되고 그 이후 2014년 4월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상업적인 시설이라고 해봐야 2층 건물의 1층을 커피숍으로 개조해서 영업을 하던 곳이 한 두 곳 정도 있을 때쯤이었다. 철길을 걷다 보면 그곳에 사시는 경암동 철길마을 주민을 만나볼 수 있는 우리에게는 소소한 재미도 있었다. 모든 것이 2008년 이후 변한 것 없이 시간여행을 하듯 구시가지의 모습과 철길 주변의 모습은 소박하기만 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다시 찾아간 2020년 10월의 경암동 철길마을은 자본주의의 돈을 쫓아 찾아온 상업적인 시설과 가게 그리고 사진관등 예전의 아련함과 초라함은 없어진 지 오래되었다.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호객의 말들과 편안하게 철길을 걸어보는 정취는 사라진 지 오래다.
"여보! 여기 사셨던 할머니는 어디 가셨을까?"
"음.... 윗돈 받고 건물 넘기도 다른 곳으로 가시지 않았을까?"
"그래, 그랬겠지.... 다른 곳에서도 편안하게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와이프와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가 '옌:날사진관'이라는 간판을 보고 들어가 장모님과 아내와 하늘이가 함께 사진으로 오늘의 추억을 간직하기로 했다. 그래 이런 곳이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철길에는 추억의 교복을 입은 젊은 연인들부터 옛 추억을 기억하고 싶은 중년들까지 삼삼오오 모여 사진사의 요구에 따라 포즈를 취하며 연신 깔깔대며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철길 마을 위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도 푸르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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