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rt 1. 아파도 쉴 수 없는 자영업자의 삶이란? (feat. 장기 수선 충당금 인상)일상(Life)/자영업자 생존일기 2025. 3. 10. 22:14728x90반응형
3월 10일 월요일 (미세먼지 나쁨, 최고온도 14도) 금연 27일 차.
아침 출근길이 유난히 더 춥게 느껴진다. 실제 온도는 영하 -1도 밖에 안되는데 요 며칠 옷을 춥게 입었는지 감기 몸살이 살짝 걸린 것 같다. 콧물이 나고 으슬으슬 약간 춥다. 기침도 나온다. 마음 같아서는 연차를 쓰고 싶은데 자영업자에겐 연차가 없다. 대신 일해줄 직원이나 알바도 없다. 아프면 영락없이 '마리(토스트카페마리)'를 닫아야 한다. 웃픈 현실이다.
그래도 다행히 많이 아프지 않고 참을만하다. 아마도 혼자 있고 손님이 없을 때 난방을 안 틀어서 그럴 수 있다. 주방 쪽에는 그릴과 커피머신 등 매장 온도를 올리는 기물들이 있어 한 겨울에도 난방을 계속 틀지 않아도 된다. 매장이 작은 것도 그 이유다. 그러다 보니 밖과 안의 온도차가 있기도 해서 그럴 수 있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여서도 그렇다.
몸이 살작 아플 때는 손님이 오는 것도 배달 주문이 들어오는 것도 귀찮을 때가 있다. 내 몸이 안 좋으니 당연하다. 억지로 하다 보면 음식을 빠트리고 만들 수도 있고 배달 주문에 음료를 빼고 보낼 때도 있다. 다행히 오늘은 그런 실수가 없었다. 이것도 짬밥인가?
오전 9시 28분 '아파트아이'에서 카톡이 온다. 관리사무소에서 장기수선충당금 인상에 대한 동의 요청 투표에 참여하라는 카톡이다. 작년에 나는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이었다. 아파트 이슈 중에서 주민들의 동의 사항이 있을 때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가가호호 돌아다니면서 직접 투표용지를 주고 사인을 받았었다. 그 이유는 구축 아파트라 개인신용정보 동의가 안 돼서 전자 투표를 할 수 없어서였다. 그런데 몇 달 전에 아파트 관리소장이 바뀌면서 예전 소장이 안된다고 못한다고 하던 전자투표를 이번에 실시하게 되었다. 보름 전부터 엘리베이터 안에 개인정보 동의를 통한 전자투표에 대한 동의서를 비치해 두었고 이번에 과반이 넘어 전자투표를 실시하는 것이다.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라 누가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같은 일이라도 되느냐 안되느냐가 나뉘는 것이다. 윗집 아주머니와 엘리베이터에서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누니 이번에 바뀐 관리소장이 여자인데 일을 아주 잘한다는 것이다. 장충금 인상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더 하기로 한다. 30년이 된 아파트라 이곳저곳 고칠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ㅜㅜ
점심시간이 지난 후 오후 2시 이후부터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았다. 예전에는 브레이크 타임도 있었는데 마리 특성상 가볍게 먹거나 커피를 사러 오는 손님들이 꽤 있어 매장이 닫혀 있으면 안 좋아서 브레이크 타임 없이 운영을 한다.
오후 5시 매장에서 음식 타는 냄새가 난다. 언제부터 인가 매장 마감을 하려고 주방 환풍기를 끄고 그릴 가스를 끄면 음식 타는 냄새가 났다. 그래서 나는 뭔가 이상하다 하면서도 원인을 알지 못했었다. 나 혼자 있으니 누구한테 조언을 구할 수 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어제 알았다. 바로 얼마 전에 새로 생긴 쭈꾸미 집이었다. 매장에서 덕트를 통해 환기를 하지만 그 덕트가 건물 메인 공조에 연결되어서 3층에 있는 공조설비를 가동해야 되는데 건물 공조기를 가동 안 시켜서 냄새가 쭈꾸미 매장과 떨어져 있는 마리 까지 오는 것이었다. 어제 쭈꾸미 매장 사장에게 이야기한 후 오늘부터는 그런 일이 없겠지 했는데 또다시 쭈꾸미 타는 냄새가 나는 것이다. 내가 3층으로 올라가서 건물 공조설비를 가동하고 내려온 후 쭈꾸미 사장에게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젊은 친구가 사장인데 이틀 연속 잔소리 하기도 뭐 해서 오늘은 그냥 넘어간다. 몸도 아픈데 오늘 이야기하면 서로 감정만 더 안 좋아질 것 같아서다.
요즘 블로그의 사진 퀄리티를 높이려고 매장에서도 오두막삼으로 사진을 찍는다. 오늘도 매장에서 몇 개 사진을 찍고 집에 가지고 와서 소파에 놓고 늦은 저녁밥을 먹고 있는데 아들아이가 카메라를 가지고 놀고 있길래 그러려니 했는데 아들아이가 사진을 모두 지웠다는 것이다. 엥. 이게 무슨 소리인가? 사진을 왜 지우지? 물어보니 그냥 지웠다고 한다. 어제 할아버지 사진이 안 보인다고 물어봐서 내가 지웠다고 했는데 아들아이가 뷰 파인더로 오늘 사진을 보다가 자기도 지워버렸다고 한다. 오 마이 갓. 뭐라고 한 마디 했는데 더 이상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다양한 사진이 포스팅에는 없다. ㅜㅜ
반응형'일상(Life) > 자영업자 생존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Part 2. 아파도 쉴 수 없는 자영업자의 삶이란? ( feat. 단체주문 문의 & 국가대표 오만전 축구 예매_고양종합운동장 ) (2) 2025.03.11 아버님 생신 (feat. 넷플릭스 일드 '핫 스팟') (3) 2025.03.09 아버님 생신 전야제 ( feat. 백두산 참숯 화로구이 ) (1) 2025.03.08 1인 자영업자의 필수 아이템 ( feat. 샥즈 오픈핏 에어 T511 ) (0) 2025.03.07 국가대표 축구 경기 예매 ( feat. 대한민국 vs 오만 ) (0) 2025.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