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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맛집]칼국수의 양대산맥! 서울의 '명동교자' 그리고 고양시의 '일산칼국수'정보(Information)/대한민국 맛집멋집 2021. 6. 8. 16:43728x90반응형
밀가루 반죽을 칼로 썰어 국물에 끓여먹는 음식이 칼국수다. 원래 칼국수는 여름음식이었다. 겨울밀은 음력 6월 15일을 전후로 수확했던 까닭에 예전에는 한여름에나 먹을 수 있었던 별미가 칼국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밀을 재배 했다. 밀의 주산지는 초여름에 비가 적은 북한지역의 평안남도와 황해도 지역이 유명했다. 하지만, 보리에 비해 수확기가 약간 늦어 초여름에 벼를 심는데 지장을 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밀 재배는 덜 활성화되었다. 조선시대에는 밀을 '진말(眞末)'이라고 불렸다. 진말은 '가루 중에서 가장 좋다'는 뜻이다. 생산량이 많지 않아 값이 매우 비싸서 백성들은 쉽게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부유한 집에서나 국수로 만들어 먹곤 했다. 6.25이후 미국이 원조해준 미국산 밀이 싼값에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밀이 일반화되었고 대중적으로 널리 퍼지게 되면서 밀로 만든 음식을 쉽게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칼국수도 그 이후 부터 서민음식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칼국수는 지역에 따라 농촌에서는 닭으로 , 해안 지방에서는 바지락으로, 산간 지역에서는 멸치로 국물을 내서 끓여 먹었다고 한다. 칼국수가 청와대의 대표 음식으로도 식탁에 오른 시기가 있었는데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인 1993년부터 1998년까지다. 대통령이 칼국수를 얼마나 좋아했던지 단골 칼국수집 여주인이 청와대에 직접 들어가 칼국수 제조 비법을 전수해주었다고 한다. 칼국수로 유명한 집은 많지만 내가 생각하는 음식점은 서울의 '명동칼국수'이다. 지금은 명동교자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1966년 오픈한 이후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칼국수 맛집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금은 아내와 아들 녀석과 함께 가는 단골 맛집이기도 하다. 그래서 칼국수가 생각나면 가끔 명동을 찾곤 했었다.
그러던 엊그제께 군산에 계시는 장모님을 일산 우리 집으로 모셨다. 얼마 전부터 몸이 안 좋아지셔서 군산에서 치료를 받으시다가 더 나은 치료를 하기 위해 일산에 있는 일산병원으로 옮겼다. 어제 진료를 받고 입원을 하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평소에 면을 좋아하시는 장모님의 식성을 고려해 점심에 가볍게 드실 수 있는 칼국수집으로 향했다. 일산칼국수 본점은 익히 들어서도 가봐서도 알던 곳이었다. 풍산역 근처 맛집이나 멋집들이 많이 때문에 자주 가는 곳이었다. 그런데 항상 갈때마다 줄이 늘어서 있고 주차하기도 너무 힘들어서 뭐 별맛 있겠어하면서 다른 곳에서 식사를 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어제는 비가 조금씩 떨어지고 평일 점심 1시가 넘은 시간이라 줄이 많지 않아 한 번 먹어보기로 했다. 평일 낮이지만 점심시간이라 웨이팅이다. 코로나로 인해 들어가는 절차도 체온을 측정하고 안심콜도 하고 조금 복잡하다. 홀 안에는 칼국수를 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좌식 테이블이 대부분이고 입식 테이블도 초입에 몇 테이블이 있었다.
처음 들어가자 눈에 띄는 것은 예전 방송에 나왔던 1대 황경순 사장님의 방송출현 사진을 캡처한 배너였다. '일산칼국수'는 고양군 시절인 1981년부터 장사를 했다고 한다. 자주 가던 미용실 사장이 "서울 명동칼국수 집에 가봤는데 너무 장사가 잘 되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더라. 아주머니 음식 솜씨가 좋으니 칼국수를 팔아봐라." 그날로 집과 논을 팔아 100만 원으로 7평짜리 전세를 얻어 장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7평에서 시작한 조그마한 칼국수집은 손님을 끌며 탄탄대로를 밟아 나갔다. 문을 연지 1년 만에 1000만 원 자리로 이사를 했고 그 이후로 현재를 450평 규모의 대규모 칼국수집이 되었다.
깔끔하게 차려입고 분주히 움직이는 서빙을 해주시는 아주머니들의 능숙한 몸놀림에 처음에 눈이 갔으며 그 이후 홀에 앉아 바라본 주방의 깔끔한 주방의 모습이 더욱 신뢰를 주었다. 맛집에 오면 음식 주문에 고민이 없다. 다만 계절메뉴인 콩국수(평일에만 제공)와 살짝 고민을 했지만, 오늘은 처음이니 칼국수를 먹어보자하고 주문을 했다.
처음에 나온 일산칼국수의 비주얼은 생각보다 심심했다. 아니 내가 즐겨먹던 명동칼국수보다 덜 푸짐해 보였다. 고명이 살짝 부실해야 된다고 해야하나? ㅎㅎ. 아무튼 크게 기대를 안 했지만 기대 이상 그 이하도 아닌 평범한 비주얼이었다. 이걸 먹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왔나 하는 자책감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 생각은 정확히 30분 후에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이 되고 말았다. 40년을 장사를 해온 일산칼국수를 내가 잘 몰라서 했던 어리석음이었다. 평소에 장모님에게 음식을 사드리면 맛있다는 이야기를 잘 들을 수 가 없다. 그만큼 입맛이 까다롭고 본인만의 맛 취향이 확실한 분이다. 그래서 음식을 대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보통 까다로운 분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런데 이게 웬 인일가? "장모님! 잡수실만 하세요?" 물어보니. "응! 먹을 만 허네. 맛있어!" 그러시는 게 아닌가? 처음에는 잘못들을 줄 알았는데 재차 물어보니 다시 맛있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그렇게 나도 한 젓가락 두 젓가락 입에 넣고 먹어보니 국물맛이 뭐라고 해야 될까 담백하면서도 약간 간이 되어 목 넘김이 깔끔하고 면발도 쫄깃쫄깃해서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건져먹는 바지락의 맛도 좋았으며 대파와 양파의 씁쓸한 맛까지도 면의 단맛을 잡아주었다. 내 입맛에는 약간 짠 것도 같았지만 그렇게 크게 우려할 만한 맛은 아니었다. 토실토실한 닭고기를 건져 먹는 맛도 더할 나위 없이 맛있었다. 어느새 국물이 바닥을 들어내고 나는 그릇째 들어서 국물을 먹고 말았다. 저절로 내 입에서는 "맛있다!"라는 말이 나오고 말았다. 좀 더 배고팠으면 공깃밥을 시켜서 말아먹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명동 칼국수는 밥 또는 사리를 무료로 주는 반면 일산칼국수는 공깃밥은 1천 원주고 주문을 해야 한다.
칼국수 집에서 김치도 중요한데 명동 칼국수는 마늘과 고추가루가 듬뿍 들어간 쌀 싸름 한 맛과 매운맛의 겉절이라고 하면 일산 칼국수는 신선하고 깔끔한 방금 막 한 김치 맛이었다. 서빙도 명동칼국수는 알아서 채워주는 반면 일산칼국수는 볼에 담긴 김치를 처음에 제공받고 직접 가위로 베어서 김치를 먹는 것이 틀린 점이다.
칼국수 한가지 메뉴만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1981년 이후 40여 년 동안 이어진 "일산칼국수"의 내공을 알 수 있었다. 얼핏 얼핏 본 매장내 냉장고와 계산대 위에 가득한 칼국수 포장음식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칼국수를 너무 좋아해서 전국의 맛집을 찾아서 다닐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서울이나 경기에 살면서 '일산칼국수' 정도는 알고 있는것이 좋이 아니한가 싶다. 가격도 다른 음식에 비해 저렴하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여름시즌에만 나오는 콩국수를 먹어보러 조만간 다시한번 들릴 예정이다(일산칼국수의 원조는 이곳이다).
일산칼국수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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