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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의도] 서울근교 보석같은 트레일 코스_바다와 산 그리고 나 '무의바다 누리길'리뷰(Review)/대한민국 이곳저곳 2020. 9. 8. 07:54728x90반응형
"어! 이런 곳이 있어네!"
"왜! 이제서야 안 거지?"
"그래! 지금이라도 안게 다행이다."
"고맙다! 정말 이런 보석 같은 곳을 알게 되어서 ㅎㅎ."
혼자 생각에 잠시 미소 지으며 나는 무의도(소무의도와 구분을 하기 위해 대무의도라 칭하기도 함)에서 소무의도로 넘어가는 인도교를 건너가고 있었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코끝을 스쳐가는 살짝 비릿한 바다 냄새가 기분 좋게 설렌다. 얼마 전에 지인 가족이 다녀온 후 요즘 같은 시기에 사람도 없고 한적하게 다녀올 수 있다고 해서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사실 '소무의도'라는 곳은 나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우리나라에서 내가 모르는 곳이 있나? 하는 내 자만심이 무참하게 짓밟히는 순간이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안 것이 다행이라 생각하며 걸어간다. 신이 난 하늘이는 인도교를 킥보드로 건너가겠다고 하더니 이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앞서거니 뒤서너니 하며 건너간다. 잠시 내려다본 인도교 아래 바다에는 물고기들이 인사를 하듯 유유히 돌아다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중년이 돼도 아이처럼 신기할 때가 있다.
인도교를 건너오니 아담한 작은 어촌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단층 건물이 대부분이고 높아야 2층이다. 많은 가구수가 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59가구 92명이 살고 있다고 함). 아마도 이곳은 배를 타고 들어와야만 했던 곳인데 지난 2019년 4월 잠진도와 무의도를 잇는 '무의대교'가 개통되면서 무의도까지 차를 타고 들어오게 되면서 더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곳이다(주말에 오면 무의대교를 건너 무의도까지 오는데 많은 차들이 들어오면서 혼잡하다). 예전에는 어업으로 생계를 했지만 지금은 교통이 편해지면서 관광객들도 많이 오고 있는 추세다. 오늘도 주말이라 무의도까지 오는 관광객들이 많이 있었다.
오늘 우리가 묵을 집은 할머니집 민박(010-2384-6289)이다. '소무의도 민박'하고 네이버에 검색하면 나오는 민박집이다. 인도교를 건너와서 바로 마을길을 따라 섬 반대쪽으로 걸어가면 나오는 몽여해변 바로 앞에 있다. 민박집으로 걸어가기 위해 동네 어귀 골목길로 들어선다. 예쁜 벽화가 우리를 맞이 한다. 조금 지나면 나이 많으신 할머니가 회전의자에 앉아계신 슈퍼가 나오고 뗌리국수집이 나온다. 아마도 이곳이 조금 유명해진 것은 '불타는 청춘'에 나왔던 곳이어서 그렇다. 국숫집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불타는 청춘'이 촬영했던 근사한 집이 나온다. 가다 보면 대문 앞에 사진이 붙어있으니 확인하면 된다. 이제 조금만 더 올라가면 교회가 보이고 언덕을 넘어서면 저 멀리 바다가 보이고 몽여해변 쪽으로 걸어가게 된다. 소무의도는 해안선 길이가 2.5km밖에 되지 않는 곳이라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으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5월의 따까운 햇살이 내리쬐지만 마음만큼은 상쾌하다.
민박집에 도착하니 운영하시는 부부가 맞아 주신다. 인천에 집이 있으시고 이곳은 왔다 갔다 하며 일을 보신다고 한다. 바닷가 민박집이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시설이나 방은 깨끗하다. 무엇보다도 이 민박집의 장점은 바로 바다 뷰다!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바다 뷰. 매일 살면 지겨울 수도 있겠지만, 우리같이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뷰를 놓칠 수는 없다. 짐을 풀고 나니 시장하다. 함께 온 가족들과 산책도 하면서 아까 보았던 '뗌리 국수'집을 찾았다('뗌리'는 이곳의 지명인 떼무리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여름이라 시원한 칼국수도 계절 음식으로 제공되고 있었고 가족이 함께 한 끼 국수로 먹을 수 있어 좋았다. 파전에 막걸리 한 잔 하니 이내 행복감이 밀려온다. 이 맛에 여행을 오는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미소가 지어진다. 점심을 먹고 아이들은 이미 바닷가에 들어가려고 정신이 없다. 민박집 앞은 차가 다니지 않아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편하게 민박집과 해변가를 다닐 수 있다.
한적한 해변가에 멋스러운(?) 비치파라솔을 펴고 아이들과 함께 오후 한낮의 햇살을 맞으며 놀이를 한다. 우리가 갔을때는 5월말이라 바닷가에 들어가기에는 조금 이른 날이라 물 밖에서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발만 담그고 놀기에는 최적의 날씨였다. 한 낮의 햇살을 이미 뜨거워져 있다. 아이들은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이리저리 다니며 돌도 들쳐보고 바위에도 올라가고 서로 낄낄대며 노느라 정신이 없다. 그렇게 시간은 이내 저녁이 된다. 주말 저녁이기는 하지만 소무의도에서 숙박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미 섬을 떠나고 저녁시간에는 오롯이 민박집에 머문 사람만이 남게 된다. 저녁이 되니 바닷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함께 온 가족 들과 저녁을 먹고 담소도 나누고 밤에는 민박집 앞 평상에 앉아 술 한잔 기울이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하루가 지나간다.
다음날은 5월 31일. 한국시간으로 새벽 4시 22분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미국 첫 '민간' 유인 우주선이 발사되었다. 일론 머스크는 우주선을 쏘아 올렸고 나는 한국의 소무의도 민박집 이불속에서 유튜브로 그 장면을 시청했다. 누구는 세계의 역사를 쓰고 누구는 이불속에서 역사의 한 장면을 보고 있었다. 잠시 이불속에 있다 걸어 나와 새벽 아침 공기를 맞으러 나왔다. 소무의도에는 '무의바다 누리길'이 조성되어 있다. 민박집을 나와 왼쪽으로 가면 누리길로 올라갈 수 있다. 섬 반 바퀴를 천천히 걸으니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해안 적벽을 보는 즐거움과 해송과 숲을 볼 수 있어 눈이 즐겁고 바다소리 숲 내음 바다내음이 온몸을 휘감아 돌아 나간다. 상쾌한 아침이다.
함께 온 가족들과 아침에 일어나 잠시 담소를 나누고 아이들 아침을 챙겨주고 민박집을 나왔다. 일요일 오전이라 서둘러 나와야지 집에 가는 길이 막히지 않을 것이라는 이젠 상식이다. 가족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한 채 집으로 향했다. 가을에도 겨울에도 가고 싶은 곳이다. 지금도 그립다. 이 곳 소무의도!
✔️ 소무의도 여행 TIP!!
- 소무의도를 가기 위해서는 차를 무의도에 주차해야 한다. 소무의도 인도교와 제일 가까운 무의도 광명항에는 주차를 할 수 있지만 주말에 그곳에 주차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며 도로 폭이 좁아 광명한 근처 주차는 피하는 것이 좋다.
- 무의도 광명항에 오기 전 언덕에서 좌회전하면 '무의(광명항) 공영주차장' 이 신설되어 주차 공간이 넓게 마련되어 있다. 소무의도를 여행하려면 이 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가면 된다(거리는 꽤 되지만 주말엔 이 방법밖에 없음).
- 민박집을 예약했다면 공영주차장에 걸린 플래카드를 살펴라. 4륜 오토바이로 짐을 실어다 주는 주민이 있다. 2만 원이면 성인 2명에 최대 아이 2명까지는 오토바이로 소무의도 민박집까지 데려다준다.
- 짐을 적게 한다면 슬슬 걸어가도 되는 거리이기는 하지만 어르신과 아이들이 있다면 4륜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민박집은 소무의도 민박집을 추천한다. 할머니 집 민박집이라고도 한다).
- 뗌리국수집이 한 끼 정도 먹을만하며 횟집은 알아서 판단하시면 되겠다. 슈퍼가 있어 일반적으로 필요한 것은 구매할 수 있다(파전에 막걸리 한 잔도 먹을 수 있어 괜찮았다).
- 몽여해변 근처에는 카페가 있어 커피를 사 먹을 수 있다. 커피값은 약 5천 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무의도 '무의바다 누리길' 트레일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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