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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장에 애정을 갖자! ( feat. 불편한 편의점 )
    일상(Life)/자영업자 생존일기 2025. 2. 2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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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4일 월요일 (겨울 막바지 추위. 내일부터 누그러짐 ) 금연 13일 차

     

    벌써 2월 마지막 주.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오십이 넘어가니 세월이 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이십 대에는 소파에 나 뒹굴어도 그렇게 시간이 안 가더니 이제는 한가하게 누워 있을 시간이 없다. 가는 시간이 아까울 뿐이다. 아침 출근이 조금 늦어졌다. 어제 건조기를 돌린 후 이불을 꺼내 놓지 않아서 정리하고 나오느라 시간이 지나갔다. 아직 집인데 헬스클럽 회원분께서 전화를 하신다. 주문이다. ㅎㅎ. 

     

    마리에 출근하자마자 오늘 새벽에 들어은 식재료들을 정리하고 오픈 준비를 한다. 매번 생각하지만 작은 평수에다 천고가 높지 않아 출근 시간까지 어제의 온기가 남아있다. 다행이다. 난방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으니 말이다(여름이 문제 이긴 하다). 

     

    헬스클럽 회원분들은 오전 7시가 넘으면 내려온다. 오늘은 8분이 나오셨다. 이제 거의 매일 보니 가족 같다. 서로 안부도 묻고 먹을 것도 나누는 것을 보면 말이다. 오늘 맛있게 드시고 인사를 하고 가시는 모습을 보니 상쾌한 하루를 시작한다. 헬스클럽 회원분들 덕에 아침을 일찍 시작하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 나가신 후 마리 햄치즈 토스트를 하나 해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보면 잠시 자리에 앉아 아침을 먹는다. 어제산 이케아 프랑클린 접이식 바스툴이 편안하다. 

     

     

    요즘 들어서 생각하게 된 것인데  마리 매장이 내 공간이라 생각하고 일을 하다 보니 재미도 있고 애정도 갖게 된다. 평소에 잘 보이지 않던 것도 관심이 없던 곳도 눈에 띄게 된다. 장사만 잘 되면 되긴 하지만 마리는 어떻게 보면 나를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올해부터 매장 이곳저곳을 손보고 바꾸고 고치고 있다.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손님들을 위함이다. 마리에 왔을 때 특별한 감정보다는 동네에 있는 토스트카페지만 정이 있고 사람냄새가 나고 주인장의 성품이 나타나고 그것을 조금이라도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백에 구십구 명은 주문한 음식이 빨리 나오기 만을 바라지만 백에 한 명이라도 주인장의 마음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나는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소설을 매우 좋아한다. 노숙인 독고가 편의점에서 일하게 되면서 격은 편의점 손님들과의 일화를  재미있게 풀어낸 소설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동네에도 불편한 편의점 같은 곳이 있었으면 했었는데 내가 만약에 '독고'가 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동네 사람들과 편화게 만날 수 있는 곳. 편의점처럼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곳. 그런 곳을 마리가 하였으면 한다. 내 바람이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여 오늘도 나는 마리에서 마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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