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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59] 금값 토마토와 폭락한 주식, 그 사이를 버텨내는 자영업자의 하루
    삶과 사유의 기록/50대 인생 2막 도전기 2026. 9. 2.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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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내내 찜통 같았던 매장이었다. 출근 후 카페 안 실내 온도가 한층 시원해진 아침 기온 덕분인지, 오늘은 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시키며 에어컨을 작동하지 않아도 되었다. 드디어 계절이 바뀌는구나 싶어 반가운 마음도 잠시, 출근 후 1시간 남짓 지난 후 어쩔 수 없이 다시 에어컨을 켰다. 아직은 아닌 듯하다. 계절의 변화도, 사람의 뜻대로 단번에 넘어가는 법이 없다.

     

     

    노브랜드에서 장을 보다가 잠시 올려다 본 하늘.

     

    파란불 켜진 계좌와 차가운 돈의 무게

    마음의 온도는 아침부터 곤두박질쳤다. 내가 투자하고 있는 실리콘모션(SIMO)이 지난밤 미국장에서 -3.6% 떨어지더니 아침부터 영 힘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오전 8시를 지나며 열린 국내 증시에서는 아내가 쥐고 있는 현대차마저 마이너스 40%를 넘기며 곤두박질치고 있다. 10월 폐업이라는 인생의 큰 마침표를 앞두고 마주한 주식창의 시퍼런 불빛은 가장의 어깨를 여지없이 짓누른다. 에휴.

     

    답답하고 타들어 가는 마음에 어쩔 수 없이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를 펴고 마음을 다잡아본다. 코스톨라니는 시세란 주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날뛰는 산책길의 개와 같다고 했다. 개가 아무리 요란하게 짖고 날뛰어도, 결국에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라는 주인을 따라오게 마련이다.

     

    기업의 펀더멘털은 무너지지 않았다. 흔들리는 것은 거시경제의 풍랑 앞에서의 내 심리일 뿐이다. 차갑게 다루어야 할 돈 앞에서 속을 뜨겁게 끓이지 말자고, 조급한 자의 돈이 인내심 있는 자에게로 흘러가는 이 시장의 냉혹한 섭리를 다시 한번 곱씹는다.

     

     

    이 모든 식빵을 샌드위치로 만들어야 한다. ㅜㅜ

     

    통제할 수 없는 파도, 정직한 샌드위치 100개

    오후 3시를 넘어서며 계란을 삶기 시작했다. 혼자서 샌드위치 100개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계란만 100개를 삶아야 하고 베이컨도 100장 구워야 하며, 양파와 토마토 슬라이스 등 손질해야 할 재료가 산더미다. 게다가 요즘 계란값과 양상추, 완숙 토마토 가격은 1년 중 가장 비쌀 때다. 폭염에 비까지 내렸으니 금값일 수밖에 없다. 원가 계산을 하면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이미 약속한 주문이니 최고의 품질로 정직하게 채워 넣어야 한다.

     

    샌드위치 재료를 차분히 준비하면서 결심했다. 오늘은 일반 영업을 오후 5시경 일찍 마감하고 온전히 재료 밑작업에 매달릴 생각이다. 베이컨을 바짝 구워 기름을 빼두고 채소의 물기를 완벽히 잡아두지 않으면 내일 감당이 안 된다.

     

    내일 오후 2시 출발 전까지 100개를 완벽히 포장해 내려면, 아마도 내일은 새벽 2시에 일어나 출근해야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벌써부터 눈꺼풀과 어깨가 뻐근해져 오지만,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처럼 지금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내 손끝의 정성뿐이다.

     

    삶의 기로에서 찾아오는 불안과 피로를 묵묵한 노동의 땀방울로 씻어내며, 오늘 밤 불 꺼진 주방에서 내일의 출항을 준비한다.

     


    [D-59 오늘의 마감 정산]

    • 오늘의 총매출: 141,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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