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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60] 단체 샌드위치 18개와 비 오는 날의 알짜배기 홀 매출삶과 사유의 기록/50대 인생 2막 도전기 2026. 9. 1. 19:47반응형
어제저녁을 챙겨 먹고 고단한 몸을 아들 침대에 뉘어 쉬고 있는데 문자 한 통이 띠링 울렸다.
"사장님 내일 점심때 샌드위치 18개 정도 준비될는지요? ㅇㅇㅇ 드림."
지난번에 샌드위치 33개를 주문해 주셨던 아내 지인분의 문자였다. 내 번호를 따로 저장해 두셨다가 연락을 주신 것이다. 순간 머릿속 계산기가 바쁘게 돌아갔다. '재료가 충분한가? 내일 점심시간까지 혼자서 쳐낼 수 있겠는가?' 빠르게 머리를 굴려보고 "가능합니다" 답장을 보낸 뒤, 책을 몇 장 읽다가 까무룩 잠이 들었다.
새벽녘, 베란다 창밖으로 토닥토닥 빗소리가 들렸다. 오늘도 비다. 마음이 급해져 서둘러 가게로 출근했다. 12시까지 단체 샌드위치 18개를 완벽하게 빼내려면 배달까지 쳐내기는 도저히 무리였다. 배달 어플 오픈 시간을 아예 낮 12시 이후로 싹 미뤄두고, 아침에는 매장으로 직접 오는 워킹 손님만 조금씩 받으며 단체 준비에 집중할 심산이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장사라는 게 내 계획대로만 흘러가 주질 않는다.

샌드위치 18개 포장인데 반반으로 포장해서 총 갯수는 36개 포장이다. 포장값이 더 든다. 
자영업 4년차 이젠 포장도 깔끔하게 한다. 배달을 껐더니 쏟아지는 홀 손님, 머피의 법칙인가?
아침 8시가 되자마자 매장 문이 열리며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키오스크로 주문이 착착 들어오는데, 8시 대에만 벌써 5건이다. 아니나 다를까, 단체 준비를 해야 하는데 오늘따라 홀 손님들도 샌드위치 주문이 줄을 잇는다.
계란도 새로 삶아야 하고 단체용 재료도 밑준비해야 하는데, 마치 사랑방 곶감 빼먹듯 샌드위치 주문이 계속 들어오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방문 포장용으로 열어둔 네이버 주문마저 오전 9시 28분에 떡하니 들어온다. '아,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네!' 배달 앱을 다 닫아두고 오전에 샌드위치 18개만 집중해서 만들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고, 오전 10시도 안 되어 홀 매출만 10만 원을 훌쩍 넘겨버렸다. 이게 말로만 듣던 머피의 법칙인가 싶었다.
도저히 손이 모자라 결국 매장 문 앞에 잠시 '준비 중(CLOSED)' 팻말을 걸어두고, 오로지 단체 샌드위치 18개 포장에만 온 신경을 쏟아부었다. 쉬지 않고 손을 놀려 오전 11시 30분에 드디어 단체 포장을 완벽하게 끝냈다. 한숨 돌리려는데 매장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린다. 평소 장부를 달아두고 점심을 먹는 단골 회사 직원의 점심 주문 전화다. 쉴 틈이 전혀 없다.
배달 앱 수수료 제로, 326,000원의 진짜 알짜 매출
비가 종일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지만 손님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샌드위치를 싸고 재료를 준비하는 중간중간 소니 헤드폰을 끼고 밀리의 서재로 《아버지의 해방일지》 오디오북을 들었다. 바쁜 와중에도 귀로는 책을 들으며 손을 움직이니, 참 내 스스로 봐도 하루 시간을 쪼개어 알차게 쓰고 있다는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후에도 자리에 앉아 무언가 좀 정리하려 하면 한 분씩 매장으로 들어와 키오스크를 누르신다. 그렇게 하루를 정신없이 마감하고 정산을 해보니, 오늘 배달 주문은 단 한 건도 없었는데 총매출 326,000원을 찍었다.
정말 기분 좋은 '진짜배기 알짜 매출'이다. 비싼 배달 플랫폼 중개 수수료나 라이더 배달비로 빠져나가는 돈 없이, 카드 수수료와 저렴한 네이버 포장 수수료 정도만 빠지는 순도 높은 홀 매출이기 때문이다. 몸은 천근만근 고단하고 녹초가 되었지만, 내 힘으로 정직하게 땀 흘려 채운 하루라 마음만큼은 더없이 개운하고 뿌듯한 날이다.
[D-60 오늘의 마감 정산]
- 오늘의 총매출: 32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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